“그리고 싶은 마음 동하면 어디서든 자리 펼칩니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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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7 08:30  |  수정 2017-11-17 08:30  |  발행일 2017-11-17 제20면
영천성모병원 내과의사 임종식씨
고향 영덕 주제 작품으로 첫 개인전
2012년에 드로잉·사진 책도 발간
“그리고 싶은 마음 동하면 어디서든 자리 펼칩니다”
임종식 영천성모병원 내과부장이 직접 그린 펜드로잉 작품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내과의사 임종식씨(52·영천성모병원)는 매일 그림일기를 쓴다. 드로잉가방도 항상 메고 다닌다. 풍경을 보고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즉석에서 스케치를 한다. 쓱싹쓱싹 펜으로 그리는 시간은 보통 10분에서 1시간 정도.

“집, 카페, 식당 등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동하면 어디에서든 전을 펼칩니다.”

그는 얼마전 박물관 ‘수’ 별관 갤러리에서 ‘고향가는 길-영덕’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영덕읍내 거리, 시장, 식당, 포구, 등대, 골목길 등 향수 어린 풍경을 소재로 한 펜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여행에서 그린 2~4호 사이즈 그림 60여 점을 걸고 출간기념회도 가졌다. 전시가 끝날 즈음엔 펜드로잉 교실을 열어 무료강좌도 했다.

“손으론 그림을 그리고 마음으론 글을 쓰죠. 그렇게 하면 나중에 기억이 더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영덕에서 살았어요. 미대에 가고 싶었으나 그림은 취미로 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권유와 설득으로 (영남대) 의대에 진학했지요.”

그는 의사생활을 하면서 그림에 미련이 남아 틈틈이 컴퓨터를 활용해 드로잉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15년 7월 우연히 펜드로잉 동호회를 통해 휴대가 간편한 드로잉 용품이 있다는 걸 알고 그걸 이용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년에 300점 정도 그렸을 거예요. 딱히 그림을 배우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외국에서는 어반 스케치(urban sketching)를 많이 해요. 하지만 대구에선 그런 문화를 잘 볼 수 없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그는 2012년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드로잉한 것과 촬영한 사진을 모아 ‘대구를 즐겨라’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대구의 명소 110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밖에도 경북의사회보에 임종식의 그림에세이를 연재하고, 영남대의대 동창회보 표지그림을 그리고 있다.

“음식으로 치면 유화는 정식이고, 펜드로잉은 인스턴트죠. 요즘은 스마트폰 때문에 생각을 잘 안 하고 사는 시대인데, 손그림을 그리면 관찰하고 사색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사물에 대한 애정도 훨씬 깊어지죠. 이번 드로잉전시회는 고향에 대한 보답입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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