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교의 직론직설]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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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7   |  발행일 2017-11-17 제22면   |  수정 2017-11-17
수많은 업적 외면하는 진보
무조건적인 숭상과 숭배로
연구 부족이 드러나는 보수
박정희에 대한 극과 극 시각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서성교의 직론직설]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정치평론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서울의 국립현충원 묘소와 구미 상모동 생가에서 ‘탄신제’가 벌어졌다. 예년과 달리 추모·참배객이 많았다.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에 더해 그의 정신과 리더십에 대한 그리움이 크기 때문이다. 안보와 경제 위기, 국민 분열이라는 대한민국 상황이 걱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정희 대통령의 18년5개월 통치기간은 분명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좌우 진영 간 논란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진보는 친일과 군사쿠데타와 독재에 초점을 맞춰 비판하고 있다. 기념 우표 발행과 기념 동상 설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수많은 업적을 외면하고, 시대 상황을 고려치 않은 개인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보수 진영 또한 박 대통령에 대한 학습과 연구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무조건적 숭상과 숭배, 콘텐츠 없는 외형적인 시설 건립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정신, 리더십, 그리고 업적을 민족사적, 세계사적, 통합적 역사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향후 역사학자들의 과제다.

부친의 후광을 업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에 이어 영어의 몸이 되어 있어 안타깝다. IMF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피땀 흘려 세운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그냥 볼 수 없어’ 정치에 입문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증진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박근혜의 실패로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업적이 폄훼되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근대화에 끼친 발자국이 너무나 크고 객관적인 사실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의 ‘조국 근대화’의 목표는 국민 경제 혁명, 자유 민주주의 정치 혁명, 인간 혁명이었다.

박 대통령은 ‘가난은 나의 스승’이라며 경제 발전의 의지를 실천했다. 국민 개인의 경제적 자립, 민족의 빈곤 해방을 소명의 축으로 삼았다.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는 그의 시절에 초석이 다져졌다. 실용주의적 경제 정책이 빛을 발했다. 기업 발전과 수출 증대에 따라 국민소득은 비약적으로 증대되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경제 발전은 정치적 민주주의의 전제라고 했다. 기득권과 당쟁에 물든 정치를 타파하고 자유 민주주의를 꿈꾸었다. 선(先)경제발전, 후(後)민주주의 발전 전략을 채택했다. 그 결과 세계사적 유례가 드문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다. 유신 체제에 관해서는 당시의 국제정세, 남북 대결상황, 국내 정치 갈등 등 여러 측면에서 재조명이 필요하다.

근대화란 경제 산업화와 정치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넘어선다. 그 근본 가치는 자유와 복지를 추구하는 근대 인간의 출현이다. 이를 위한 ‘정신 혁명’을 추진했다. 무사안일주의, 수동적 운명론을 청산하고 자주적·합리적인 인간 육성에 노력했다. 루소는 “모든 인간이 스스로를 지배하는 주체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우리도 하면 된다(We can do it!)’는 자주적인 도전의식을 고취하였다. 새마을 운동의 근본정신인 근면, 자조, 협동은 이러한 정신 혁명을 바탕으로 한 사회 개혁 운동이었다.

역사에 가정이 있을 수 없지만 만약 박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현대화된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에즈라 보겔은 단호히 말한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한국도 없다. 그는 엄청난 애국심과 강한 비전을 가지고 경제 발전을 이루어냈다.” 얼마 전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국가 정상들로부터 ‘한국의 새마을 운동 지원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밖의 말을 듣고 놀랐다고 한다. 역사를 부정하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은 잘못 태어난 나라’ ‘기회주의자와 분열세력이 승리하고 정의가 패배한 역사’라는 자학적 부정적 역사관이 횡행하고 있다. 박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근대화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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