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문화예술의 주인공은 나”

  • 김수영 이지용
  • |
  • 입력 2017-11-17   |  발행일 2017-11-17 제33면   |  수정 2017-11-17
■ 함께라서 더 즐겁다, 동호회
“삶을 예술로, 예술을 삶으로” 동호회 활동의 매력
음악·미술·문학·스포츠·전통놀이 등 다양한 영역
40·50대 록 ‘쌔임밴드’·뮤지컬 동호회‘웨스트엔드’
바쁜 일상의 쉼표이자 에너지원…연합공연 등 활기
20171117
지난 10월14일 대구 중구 김광석거리 야외공연장에서 음악동호회인 ‘쌔임밴드’ ‘신신밴드’ ‘어울림’ ‘웨스트엔드’가 합동공연을 하고 있다.
20171117
‘낭만통기타동호회’ ‘글로벌시낭송회’ ‘문화음식’이 지난 10월24일 문화공간 ‘한국의향기’에서 연 ‘시와 음악, 그리고 예술의 향기’.

#10월14일대구 중구 김광석거리 야외공연장. 음악동호회인 ‘쌔임밴드’ ‘신신밴드’ ‘어울림’ ‘웨스트엔드’가 합동공연을 펼쳤다. 쌔임밴드는 2013년 결성된 동호회로, 40~50대가 모여 만든 장년 록밴드다. 신신밴드는 지난해 결성한 포크록 5인조 밴드다. 어울림밴드 역시 지난해 음악을 좋아하는 직장인으로 구성된 음악동호회다. 웨스트엔드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젊은이들로 구성됐으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에 참여해 뮤지컬을 널리 알리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이들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김광석 노래를 중심으로 서문탁, 김목경 등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와 팝송, 뮤지컬 주제곡을 불러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쌔임밴드가 미국 록밴드 스틸하트의 ‘She’s gone’을 부를 때는 200여명의 관객이 객석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김원미씨(49·대구 남구)는 “친구들과 만나서 김광석거리에 놀러 왔다가 우연찮게 이 공연을 봤다. 김광석의 노래는 물론 7080세대의 노래를 다양하게 불러줘 아주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10월21일대구 수성구 매호공원. 한국의 전통놀이를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동호회인 ‘전통전래놀이대장’ ‘또래끼리’ ‘골목대장’이 ‘다 함께 놀자’라는 행사를 열어 전통놀이를 시민에게 널리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은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즐겨왔던 전통놀이를 다양하게 체험해봤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 하던 ‘쌍륙놀이’ ‘승경도놀이’는 물론 ‘사방치기 놀이’와 이 놀이에 필요한 나뭇조각을 직접 만들어보고 나무팽이에 전통문양을 그려보는 체험시간도 가졌다.

5세와 7세 자녀와 함께 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은주씨(36·대구 수성구)는 “처음 보는 놀이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아이들이 행사장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놀이를 체험했는데 아주 즐거워했다”며 “이런 좋은 놀이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좀 더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월24일대구 수성구 문화공간 ‘한국의향기’. 통기타 연주와 시 낭송, 건강한 먹거리가 만나는 색다른 행사 ‘시와 음악, 그리고 예술의 향기’가 펼쳐졌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샐러드, 호박전, 흑미밥 등으로 차려진 깔끔하면서도 건강한 밥상이 눈길을 끌었다. 동호회 ‘문화음식’이 만든 저녁이었다. 간단히 식사를 끝낸 뒤 전통차를 마시면서 공연을 즐기는 시간이 이어졌다. ‘글로벌시낭송회’의 시낭송, ‘낭만통기타동호회’의 7080노래가 관객 20여 명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한국의향기 정순천 대표는 “시낭송동호회와 통기타동호회의 기량이 너무 좋아서 옛 추억을 더듬어보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좋은 공연에다 어릴 적 고향에서 맛보았던 호박전 등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됐다”고 했다.



바야흐로 동호회 전성시대가 왔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생활에 쉼표라 할 수 있는 동호회 활동. 바쁜 업무를 잠시 접고 자신에게 오롯이 투자해 삶의 여유는 물론 활기까지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동호회 활동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스포츠동호회는 육체적 건강을 되찾아주고 음악, 문학, 미술 등의 예술동호회는 그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까지 가능하다. 같은 업종에 있거나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이들이 모여서 만든 동호회에서의 활동은 사람들 간의 유대관계도 돈독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동호회의 많은 장점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재>생활문화진흥원과 손을 잡고 ‘전국생활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2014년부터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전국 단위의 유일한 생활문화동호회축제다.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활동을 확산시키고 동호회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문화재단에서도 생활문화활성화 지원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대구생활문화제를 열고 있으며 생활문화동호회의 공연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생활문화동호회네트워크 프로젝트도 마련해 동호회끼리의 연합프로젝트를 통해 동호회 활동을 좀 더 활성화시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3개의 행사는 대구문화재단이 지원하는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 W2면에 계속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