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송어낚시 시즌 ON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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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7   |  발행일 2017-11-17 제38면   |  수정 2017-11-17
미끼도 다양한 색깔·형태로 ‘DIY’…또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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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석 필드스태프가 케이스에서 도어 베이트를 떼어내고 있다. 작은 사진은 마이크로 스푼 모양으로 만든 도어 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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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낚아낸 무지개 송어를 들어 보이는 최상섭 라팔라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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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섭 라팔라 코리아 대표가 씨알 굵은 송어를 걸어 손맛을 보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온이 떨어지면 물고기들의 활동은 급격히 줄어든다. 이 시기 루어꾼들은 배스 손맛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즌이 열리는 어종이 있다. 바로 무지개 송어다. 지금부터 루어낚시꾼들의 시선은 무지갯빛으로 바뀐다.

성급한 낚시터는 이미 9월 말에 개장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수도권 유료낚시터와 지방 낚시터들은 지난 10월 중순 일제히 송어낚시터를 개장했다. 송어 루어낚시는 특유의 역동성과 다이내믹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낭창한 전용 낚싯대로 즐기는 손맛은 그 어떤 민물고기 낚시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 게다가 낚인 송어가 수면 위로 튀어 오르며 보여주는 화려한 ‘바늘털이 쇼’는 그 자체로 겨울 무지개다.

10월 중순 전국 송어낚시터 일제 개장
낚인 송어의 수면위 화려한 ‘바늘털이’
짜릿한 손맛과 함께 쇼 즐기는 듯 매력

2∼5g 작은 스푼으로 유혹해 낚는 스푸닝
비활성 송어에는 효과적이지 못해 단점
英서 수입해 첫선 3종류 미끼로 방법 모색
그 중 송어 사료가 주성분인 도어 베이트
현장서 만드는 번거로움에도 일단 합격점


◆송어낚시 스푸닝 공식을 깬다

한국과 일본의 송어 루어낚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그 패턴이 정해져 있다. ‘마이크로 스푼’이라 불리는 작은 스푼 루어를 사용하는 스푸닝(spooning)이 바로 그것이다. 2~5g 무게의 작은 스푼으로 송어를 유혹해 낚아내는 방식이다. 송어낚시용 마이크로 스푼은 색깔이 다양하고 화려해서 그 자체로 꾼의 눈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다양한 색깔과 무게의 마이크로 스푼을 수집하는 스푼 컬렉터들도 많다.

그러나 마이크로 스푼은 송어의 활성도가 아주 좋을 때는 효과적이지만 피딩 타임이 아니거나 활성도가 떨어진 송어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마이크로 스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웜(worm)이나 일명 ‘알 채비’를 쓰기도 하지만 이 두 채비를 허용하지 않는 낚시터가 최근 많이 늘었다. 웜이나 알 채비를 삼킨 송어가 그걸 소화시키지 못하고 패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로 스푼과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비활성 송어에게도 효과적인 채비가 없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어쩌면 이번에 라팔라 코리아에서 선보인 세 종류의 트라우트 베이트(Trout bait)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라팔라 코리아는 최근 영국의 세계적인 낚시미끼 업체인 다이너마이트사가 개발한 송어낚시용 미끼를 수입, 한국 시장에 선을 보였다. 라팔라 코리아가 출시한 트라우드 베이트는 양식장 송어 사료를 낚시용 미끼로 재가공한 것. 양식 송어에게 익숙한 사료가 주성분이라 루어 보다 집어력이 확실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트라우트 베이트는 물에 뜨는(플로팅 타입) 도어 베이트(Dough-bait)와 펠릿 형태의 너겟(Nugget)이 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송어낚시 미끼가 한국의 송어낚시터에서도 통할까? 그걸 확인하기 위해 최상섭 라팔라 코리아 대표, 그리고 장효석 필드스태프와 함께 낚시터로 향했다. 지난 7일, 경기도 시흥의 뒷방울낚시터(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뒷방울길 147). 어둠이 채 가시진 않은 오전 7시쯤 낚시를 시작했다.

◆형형색색 도어로 다양한 형태 성형

가장 먼저 플로팅 타입의 도어 베이트를 꺼냈다. 도어는 ‘밀가루 반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약간 강한 점성을 지닌 도어 베이트는 낚시꾼 개인의 취향대로 성형이 가능하다는 매력이 있다. 핑크, 오렌지, 옐로, 레드, 그린, 브라운, 화이트, 블랙 등 8색으로 구성돼 있는 도어 베이트를 약간 떼어낸 후 손가락으로 주물러 모양을 만든다. 마이크로 스푼처럼 만들 수 있고 스트레이트 웜 형태로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색깔을 섞어 이른바 투 톤, 혹은 스리 톤 컬러로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송어 바늘을 삽입하면 끝.

그런데 뜻하지 않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장효석씨가 마이크로 스푼 형태로 성형한 도어 베이트를 바늘에 달아 채비를 던졌더니 바늘 채비 전체가 물 위로 떠올라 버린 것이다. 플로팅 타입이기 때문이다. 송어가 항상 수면에 떠있는 먹이만 공격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활성도에 따라 다양한 수심층을 노려야 하므로 싱커가 필요했다.

장씨는 테클박스에서 적당한 무게의 좁쌀봉돌 하나를 꺼내 바늘 위 낚싯줄에 물렸다. 다시 캐스팅. 적당한 무게가 실린 채비는 꽤 멀리 날아갔고, 수면에 착수한 후 서서히 가라앉았다. 적정 수심층까지 채비를 내린 후 릴링을 한다. 최상섭 라팔라 코리아 대표도 옆에서 도어 베이트를 날린다. 서너 번의 캐스팅만에 첫 송어가 입질을 했다. 최 대표의 낚싯대가 확 휘어진 후 송어 한 마리가 수면 위로 튀어 오른다. 무지개 송어 특유의 바늘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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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도 떨어진 한낮에도 마릿수 입질

지난 10월28일 개장일에 3t의 송어를 방류한 후 주중과 주말 정기적으로 꾸준히 마릿수 송어를 풀어 놓고 있는 뒷방울낚시터의 송어 활성도는 이날 최상이었다. 마이크로 스푼으로 스푸닝을 즐기는 다른 꾼들에게도 입질이 잦았고, 크랭크 베이트에도 반응이 좋았다.

두세 마리의 송어 손맛을 본 우리는 낚시터 식당으로 들어가서 팔팔 끓인 라면으로 새벽 추위를 녹인 후 다시 필드로 나섰다. 이때가 오전 9시30분. 유료낚시터의 송어 피딩(먹이활동) 시간이 일반적으로 오전 6시부터 8시 전후인 걸 감안하면 이제는 송어의 활성도가 떨어지고 있을 때다.

최 대표는 형광색에 가까운 초록색 도어 베이트와 화이트 도어 베이트를 섞어 마이크로 스푼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송어 바늘에 그것을 달아 던진다. 자연분해가 되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도어 베이트는 물속에서 아주 작은 입자를 흩날리며 송어의 후각을 자극한다. 씨알 굵은 송어가 최상섭 대표의 채비에 걸려들었고, 이윽고 바로 장효석씨에게도 입질이 왔다.

장씨는 도어 베이트 말고 펠릿 모양의 너겟으로도 이날 낚시를 진행했고, 거기에도 잦은 입질을 받았다. 라팔라 코리아의 트라우트 베이트는 이날 낮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 즉 한낮에도 효력을 발휘했다.

송어 루어낚시는 해가 중천에 뜨고 나면 송어의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입질 받기가 힘들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마이크로 스푼을 사용하는 송어 스푸닝으로는 낮에 좀처럼 입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송어 사료를 주성분으로 가공한 도어 베이트와 너겟에는 한낮에도 송어가 곧잘 입질을 했다.

이날 확인한 신개념 송어낚시 용 미끼, 라팔라 코리아의 다이너마이트 트라우트 베이트는 그 효과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줄만 했다. 그러나 마이크로 스푼과 같은 고형의 루어가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성형 후 직접 바늘에 달아야 한다는 점은 좀 번거로웠다. 도어 베이트를 주무를 때 마치 글루텐 떡밥처럼 손에 묻는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받을 만하다. 게다가 송어의 입질을 받은 다음에는 다시 도어 베이트를 성형해서 바늘에 달아야 한다. 그러나 물속에서 풀려 분해되는 시간이 꽤 길어서 한 번 성형을 하면 바늘에서 이탈하지 않는 한 여러 번 같은 채비를 캐스팅할 수 있었다. 그나마 그건 다행스러웠다.

결론적으로 라팔라 코리아가 이번에 선보인 영국 다이너마이트 사의 트라우트 베이트는 단품으로 쓰기에는 한국 필드에서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다양한 채비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 쓴다는 ‘낚시의 또 다른 재미’ 차원에서 본다면 도어 베이트는 충분히 매력 있는 송어 미끼인 것만은 분명하다. 마이크로 스푼과 함께 준비를 해서 스푸닝을 즐기며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이 트라우트 베이트를 활용하는 게 현명한 선택인 듯 하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 취재협조=라팔라 코리아 032-529-5561 rapala.co.kr

시흥 뒷방울낚시터 031-498-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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