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교육청, 전화 1대로 빗발치는 문의 대응…재난관리 낙제점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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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07:23  |  수정 2017-11-20 07:23  |  발행일 2017-11-20 제5면
17일 오후까지 먹통상태 지속
피해 상황도 지진 3일후 통보
“재난대응매뉴얼 새롭게 짜야”

포항교육지원청의 지진에 따른 피해대책반 운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수학능력시험 시험장 사용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컸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전달하는 데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교육지원청은 지난 15일 포항지진 발생 당일 오후 지원청 1층에 포항지진피해재난안전대책본부 임시상황실을 꾸리고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역 학부모와 언론 등에 학교 피해 상황 및 향후 조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임시상황실의 안내전화는 ‘먹통’ 상태였다.

이날 기자가 대표전화(054-288-6800)로 피해 현황을 문의하자 포항교육청은 상황실로 연결해주었다. 하지만 연결된 상황실 전화는 “모든 내선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라는 음성과 함께 끊어졌다. 17일 오후까지 이 같은 먹통 상태는 계속됐다. 또 피해 상황과 관련해 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연결을 시도했으나 ‘출장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담당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왔다.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된 것은 상황실 안내전화가 한 대뿐이었기 때문이다. 전국의 언론과 각계 기관 관계자, 그리고 학부모들의 빗발치는 문의를 전화 한 대로 대응했던 것이다. 더욱이 포항교육청은 피해 관련 정보를 지진 발생 사흘 후인 18일이 되어서야 포항지진종합상황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재난 대응 전반에 걸쳐 미비점을 노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지역 각급 학교에 대한 피해 상황이 토요일쯤(18일) 포항시 종합상황대책반으로 통보됐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해줬다. 이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반드시 필요한 피해규모 산출도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항교육청이 지진 대응 매뉴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초등생을 둔 한 학부모는 “학교 피해 상황을 알기 위해 교육청에 전화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대형 지진이 터졌지만 교육청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했다. 교육청은 지진 등 재난 대응 매뉴얼을 새로 짜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대형 재난사고를 처음으로 맞닥뜨려서 대응에 미비점이 있다”면서 “상황실 연결 불통은 교육지원청의 전화 내선 시스템이 정상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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