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휴대전화 2개 사용 많은 이유는?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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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  발행일 2017-11-20 제8면   |  수정 2017-11-20
탄핵정국때 번호 유출된후 시작
‘전화 테러·문자 폭탄’회피수단

최근 보수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휴대전화를 2개씩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눈길을 끈다. 이는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출당 과정 등에서 ‘문자·전화 테러’에 시달리다 못한 나머지 새로운 휴대전화를 마련하면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도 이 같은 ‘테러’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시절의 지지자들과 복당에 반대하는 한국당 지지자 등으로부터의 문자폭탄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마찬가지로 바른정당에 잔류한 한 의원도 일명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 지지세력으로부터의 문자 세례를 견디지 못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원래 사용했던 휴대전화도 살려둔 것이 특징이다. 의정 활동과 지역구 관리를 해 오면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것이 의원들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에 대한 문자폭탄을 기존 휴대전화로 유도하기 위해 원래 연락처를 살려놓는 경우가 상당수다. 한국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얼마 전 의원이 원래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문자메시지가 4천통 넘게 쌓여 있었다”며 “국정감사나 TV 프로그램에서 여권을 세게 비판하는 말이라도 하면 밤이고 낮이고 전화와 문자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예전 한창 극에 달했을 때보다 문자폭탄이 줄어들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이른바 친위대가 활동하면서 문자폭탄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문자폭탄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에서의 여론 조작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 차원에서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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