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바른당·한국당과‘3당 통합’모색설까지…당내 갈등 최고조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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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  발행일 2017-11-20 제8면   |  수정 2017-11-20
‘위기의 국민의당’ 결국 쪼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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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부인 김미경 교수(맨오른쪽)가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창동교에서 열린 노원구청장배 마라톤대회 5㎞ 건강마라톤 부문에 출전해 주민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1일 당의 진로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일 의원총회를 예고한 가운데, 당 안팎에선 ‘호남중시론’과 ‘중도통합론’의 대치구도가 여전히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3당통합론’을 구상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당 대표 출마 때 통합문제에 대해 ‘국민의당은 DJ(김대중 전 대통령)다’라고까지 말했었다”면서 “그런데 이제는 중도보수통합으로 3당 통합까지 거론하며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 길을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19일 페이스북에서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2당이 되느냐. 골목슈퍼 둘 합한다고 롯데마트가 되나, 이마트가 되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박지원, 安 대표에 연일 직격탄
“슈퍼 2개 합쳐도 대형마트가 안돼
제2의 YS 길 가려고 한다” 비판


내일 워크숍 열고‘끝장토론’예정
黨 향후 진로 중대 고비 맞을 듯



박 전 대표가 ‘YS’와 ‘3당 통합’을 거론한 것은 최근 정치권에서 1990년 민정당·공화당 등 보수 2당과 3당 합당을 추진해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과거 민주당의 YS처럼 안 대표가 바른정당뿐 아니라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YS는 당시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3당 합당을 강행했고, 실제로 2년 뒤에 대권 장악에 성공했다.

안 대표의 ‘3당 합당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은 더 할 수 있겠지만, 차기 대권 구도에서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승기를 잡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장기적으로는 진보진영에 맞서는 중도·보수 진영의 대통합이 대권에 이르는 필수조건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박 전 대표는 평소 중도통합에 반대하는 정동영·천정배 의원과 함께 최근 가칭 ‘평화개혁연대’ 모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세해 국민의당 광주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인 최경환 의원(광주 북구을)도 이날 안 대표를 향해 ‘보수연대는 당 소멸의 길’이라는 요지의 입장문을 내고 “통합 논의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 당의 기본 지지기반인 호남을 동요시키고 있다”며 ‘호남 정서’를 꺼냈다.

안 대표가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당 밖에선 엄호하는 지원사격이 있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당 박 전 대표를 향해 “안철수 대표를 성공한 DJ의 길이 아니라 실패한 정주영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며 “DJ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보다 훨씬 우파였던 JP(김종필)까지 끌어안는 광폭 정치를 했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연대도 못 한다면 그건 역사에 잠깐 이름만 냈다가 소멸한 정주영의 국민당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라고 안 대표의 통합 행보를 지지했다. 이처럼 전초전에서 달궈진 갈등 양상이 21일 끝장토론에서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의 ‘통합파’와 ‘자강파’가 걸었던 결별 수순을 되밟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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