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대구 1호점 오픈 ‘불투명’

  • 이연정
  • |
  • 입력 2017-11-20 08:05  |  수정 2017-11-20 09:34  |  발행일 2017-11-20 제21면
매장 구성품 85% 자체 브랜드
혁신도시 내 지난 9일 오픈 계획
인근 소상공인 거센 반발로 무산
대구시 “골목 상권 보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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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혁신도시 내 마트 점주 등 소상공인들이 인근에 이마트 노브랜드 대구 1호점 매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발해 집회를 열고 있다. <노브랜드 입점 저지 연합회 제공>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힌 이마트 ‘노브랜드’ 대구 1호점 매장이 지역에 입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마트 노브랜드 대구 1호점 매장 개점을 두고 인근 소상공인들과 이마트 간 사업조정이 진행 중이다.

당초 이마트는 지난 9일 동구 대림동 혁신도시 내에 300㎡ 규모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노브랜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인근 마트 점주 등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은 ‘노브랜드 입점 저지 연합회’를 구성해 지난 5일 대구신세계백화점 앞에서 대기업의 유통업 골목상권 침해 저지 집회를 열며 강력한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는 노브랜드 매장 입점을 중단시키고, 사업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매장’은 말 그대로 구성품의 85% 이상을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으로 채운 매장이다. 이마트는 최근 일반 매장보다 이러한 노브랜드 매장이나 편의점, 이마트 온라인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1년 남짓한 기간 노브랜드 매장은 전국에 80개 점포가 들어섰다. 6개 광역시 중에서는 광주와 대구를 제외한 4곳에 모두 노브랜드 매장이 입점해있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매장이 ‘목적구매’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인근 상권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노브랜드 제품을 일부러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노브랜드 제품과 직수입 상품만을 취급하며, 국산 주류와 담배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상인들은 유통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우석 노브랜드 입점 저지 연합회 회장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점포로 인해 동네 슈퍼들이 다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1호점뿐만 아니라 2호점, 3호점도 줄줄이 대구 골목상권 곳곳에 들어설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개점 불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브랜드 매장이 지역 상권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조정 1차 결과, 개점은 절대 안 된다는 상인들과 상생 협의를 원하는 이마트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3차 조정을 완료할 계획인데, 지금 상황이라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개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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