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1인2역’ 바람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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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  발행일 2017-11-20 제25면   |  수정 2017-11-20
안방극장 ‘1인2역’ 바람
양세종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가 주목받고 있다. 같은 얼굴과 목소리로 다른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1인 2역은 배우 입장에선 힘들고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잘해내면 연기력을 인정 받을 수 있고, 두 개의 상반된 캐릭터를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있는 배우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한번쯤 도전하고 싶어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안방극장에 1인 2역 캐릭터가 쏟아지고 있다. 덩달아 신이 난 배우들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기대에 찬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공간 넘나든 1인 2역 ‘이민호-푸른 바다의 전설’ ‘이영애-사임당 빛의 일기’

올해 1인 2역 캐릭터의 포문은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 열었다. 전지현과 이민호가 각각 조선시대에선 인어 세화와 담령 역으로, 현세에서는 인어 심청과 준재 역을 맡아 맛깔난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성동일과 신혜선, 이지훈, 박해수, 이지훈, 나영희 등이 모두 전생과 현세를 잇는 1인 2역 캐릭터를 맡아 극에 활력과 재미를 불어 넣었다.

바통은 ‘사임당, 빛의 일기’로 이어졌다. 조선시대와 현세를 오가는 퓨전사극답게 주인공들 모두 1인 2역을 담당했다. 절대색감을 가진 천재화가 사임당과 한국미술사 시간강사 서지윤 역의 이영애를 포함해 이겸(송승헌)의 아역과 대학원 박사과정 한상현 역의 양세종, 중종과 한국미술사학회장 민정학 역의 최종환, 그리고 공씨부인과 고문서 복원전문가 고혜정 역의 박준면 등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곳곳에 배치돼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 드라마는 ‘푸른 바다의 전설’과는 달리 전생과 현세의 캐릭터가 모두 같지 않은 점이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로 작용했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1인 2역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다. 덕분에 이들이 펼치는 팔색조 명품 연기를 시청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이 캐릭터들 속 숨겨진 비밀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고 말했다.

쌍둥이 연기 ‘듀얼-양세종’ ‘피고인-엄기준’

양세종은 ‘사임당, 빛의 일기’가 끝난 후 OCN ‘듀얼’에서 다시 쌍둥이 역할로 등장했다. 쌍둥이 연기는 베테랑 연기자도 녹록지 않게 여기는 작업. 게다가 일란성 쌍둥이는 겉으로는 전혀 구분이 안돼 시청자도 헷갈리기 십상이다. 양세종은 여기에 더해 과거의 인물까지 1인 3역을 거뜬히 소화해냈고, 이후 SBS 월화극 ‘사랑의 온도’의 주연 자리도 꿰찼다. SBS ‘피고인’에서 보여준 엄기준의 1인 2역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섬뜩하리만치 디테일한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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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배경 극과 극 두 캐릭터 ‘내 남자의 비밀-송창의’ ‘흑기사-신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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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

“체력보단 감정 변화 부분이 힘들었어요.” KBS 2TV ‘내 남자의 비밀’에서 열연 중인 송창의는 1인 2역 연기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극중 그는 자존심 강하고 열등감이 큰 한지섭과 욕심 많고 공격적인 재벌가 손자 강재욱을 연기한다. 드라마는 한지섭이 강재욱의 역할 대행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송창의는 두 캐릭터를 오가며 각기 다른 말투와 눈빛, 헤어스타일과 의상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안방극장 ‘1인2역’ 바람
신세경

신세경은 오는 12월 방송하는 KBS 2TV ‘흑기사’에서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200년에 걸친 두 남녀의 운명적 러브스토리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여행사 직원 정해라 역을 맡았다. 직장과 가정, 남자친구와의 관계 등 모든 일이 엉망진창으로 꼬여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함에도 특유의 긍정과 밝음을 유지하는 캐릭터다. 반면 신세경은 정해라와는 정반대의 성격과 배경을 지닌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이며 반전연기에도 나선다. 제작진은 “그녀가 정해라 외 어떤 인물을 연기하는지는 스포일러라 방송을 보고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또 경수진은 OCN ‘멜로홀릭’을 통해 청순과 도발을 오가는 이중인격의 치명적인 반전매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박해진은 내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사전 제작에 돌입한 ‘사자’에서 무려 1인 4역에 도전한다. ‘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여자 형사가 우연히 쌍둥이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추리극이다.


로봇서 저승사자까지 ‘로봇이 아니야-채수빈’ ‘너도 인간이니-서강준’‘블랙-송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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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진

인간과 로봇을 오가는 1인 2역도 등장했다. KBS ‘최강 배달꾼’으로 급부상한 신예 채수빈은 오는 12월6일 방송되는 MBC ‘로봇이 아니야’에서 슈퍼 컴퓨터급 두뇌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3과 열혈 청년 사업가인 조지아 역을 맡는다.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여자를 사귈 수 없는 남자(유승호)가 피치 못하게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서강준 역시 내년 초 방송 예정인 KBS ‘너도 인간이니’에서 로봇과 인간을 오간다. 재벌 3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의 엄마가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강준은 재벌 3세 남신과 남신을 본뜬 감성로봇 사기꾼 남신-Ⅲ를 연기한다. 제작진은 “완벽 비주얼의 뇌섹남이자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다”며 “서강준의 로봇 연기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송승헌은 OCN ‘블랙’에서 인간과 저승사자를 오가는 중이다. 유약한 형사 한무광과 까칠하고 거만한 저승사자 블랙 역으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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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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