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능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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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  발행일 2017-11-20 제30면   |  수정 2017-11-20
[기고] 수능 이후
이영우 경북도 교육감

수험생 여러분. 자신과 싸우며 성장통을 앓아야 했을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 하나의 관문을 지나고 있는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23일이면 시험이 끝납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잘 보고 못 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능의 결과가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택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수능도 인생을 이루고 있는 여러 과정 중 극히 한 부분일 뿐입니다. 수능이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지나가는 관문이라는 것과, 이를 못 본다고 해서 실패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과정보다 결과가 빛났든 그렇지 않든 그동안의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매우 값진 것입니다. 지금은 수능이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평가로 보일지 모르지만, 인생에 있어 이만큼의 커다란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정말 난 최선을 다했다’는, 이 한마디를 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것입니다. 만약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 다음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시험을 보는 것만으로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시작이란 것을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허용된 삶의 길이에 비하면 수능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하여 죽는 순간까지 자기 성숙의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진짜 내가 최선을 다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을 해 보십시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다 적어보십시오. 평소 수험생활 때문에 미뤄두었던 것, 언젠가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적다보면 여유로운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도 알고, 자연스레 스스로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할 여유가 없었던 여러분에게 이 버킷리스트는 힐링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수험생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버킷리스트를 계속 자신의 목표 목록으로 삼느냐 아니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작성한 목표의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 꼭 해 드리십시오. 여러분이 수능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앞만 보면서 달려오는 동안 여러분의 부모님은 여러분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사셨습니다.

지난 1년간 치열하게 달려왔을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모두 다 만족한 결과를 얻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러분들은 태양처럼 밝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매일 같이 키가 자라고 꿈이 자라고 용기가 자라나는 인류의 보고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뜨거움이 있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젊음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간직한 젊음에 부러움과 축복이 담긴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며칠 남지 않은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 여러분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모두 원하는 결과를 받길 기원합니다.이영우 경북도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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