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 안된 이재민 집단대피소

  • 마창성,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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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1 07:20  |  수정 2017-11-21 07:20  |  발행일 2017-11-21 제4면
실내체육관·강당 등 상당수 지진에 취약
포항시 “안전장소 물색…이주책 마련중”
내진설계 안된 이재민 집단대피소
지진 이재민이 가장 많이 수용됐던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 2003년 4월 준공됐지만 당시 내진설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재민 집단대피소 상당수가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이재민들은 그동안 흥해실내체육관을 비롯해 8~9개 대피소에 분산 수용됐으나 상당수 대피소가 내진설계가 안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민이 가장 많이 수용됐던 흥해실내체육관은 연면적 2천783㎡로 2003년 4월 준공됐지만 당시 내진설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피소인 인근 흥해공고·남산초등의 실내체육관과 대강당도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면적 994㎡의 흥해공고 실내체육관은 2005년 준공됐지만 당시 내진설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면적 900㎡의 남산초등 대강당의 경우 내진설계는 안 돼 있지만 올해 성능평가에서 내진능력(진도 6)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구 학산동 항도초등 대강당(연면적 700㎡) 역시 2005년 설립돼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보다 더 강한 지진이 올 경우 이재민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지진발생 후 한국구조기술자협회 등 전문가들과 함께 흥해실내체육관 등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대피소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문제가 제기되자 집단대피소의 안전확보를 위해 이재민의 숙식이 가능한 다른 곳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해와 가까운 곳의 대기업 연수원 등을 임차해 사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 여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이재민이 지진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전한 대피소를 물색하고 있고, 이주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축물 내진설계는 1988년 3월 6층 이상 10만㎡ 이상 건축물에 대해 첫 도입된 후 여러 차례 개정됐다. 지난해 9월 경주지진 이후부터는 3층 이상, 연면적 1천㎡ 이상, 높이 13㎡ 이상 등의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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