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방문에 위로·자원봉사 내세워 사전선거운동‘눈살’

  • 임성수,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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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1 07:27  |  수정 2017-11-21 09:18  |  발행일 2017-11-21 제6면
■ 지진 피해지역 찾은 정치인들
20171121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에 정치권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생색내기용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인사들은 자원봉사를 내세워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빈축마저 받고 있다.

20일 포항지진 피해 주민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 예정자인 현직 한 자치단체장은 이날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 50여명과 함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산초등을 방문,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원봉사를 이유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따갑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이재민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찾은 자치단체장이 정부에서 지원을 다 해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등 이재민들의 기대심리를 높이는 발언만 쏟아냈다”면서 “이 곳 출신이 아닌 경북도지사 후보가 이번 지진을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뉘앙스를 지울 수 없었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또 다른 경북도지사 후보 중 한 명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전날(19일) 이재민 대피소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공고를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공무원들이 피해 복구에 한시(時)가 급한데, 브리핑까지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면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지난 16일 각 정당 대표들의 포항 행보에도 따가운 시선이 쏠렸다. 지진 발생 다음날인 이날 같은 항공편으로 일제히 포항을 찾은 각 당 대표들은 눈도장에 사진만 찍고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포항지역 이재민과 취재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쯤 지역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들과 함께 지진으로 기울어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현장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현장 상황을 5분 정도만 살펴보고 흥해 실내체육관으로 곧장 향했다. 이어 오전 10시42분쯤 대성아파트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홍 대표와 마찬가지로 5분도 채 안 돼 현장을 떠났다.

반면 우 원내대표보다 1분쯤 뒤에 도착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20여분간 현장에 머물며 피해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피해상황을 꼼꼼히 챙겨 대조를 보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재민들은 “유승민 대표를 빼고 나머지는 자신의 얼굴을 내비치기 위해 지진 피해현장을 찾은 것 같았다”며 생색내기용 위로에 불만을 토로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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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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