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 봉황의] 변방 나온 황제에게 수정계란 대접…오랜된 기침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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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1 07:55  |  수정 2017-11-21 07:55  |  발행일 2017-11-21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 봉황의] 변방 나온 황제에게 수정계란 대접…오랜된 기침 그쳐

계란 껍질 안쪽의 희고 얇은 속껍질이 난간막(卵間膜)이다. 두께는 0.1㎜ 정도로 80% 이상의 콜라겐을 함유한다. 동의보감에 “계자(鷄子)의 난중백피(卵中白皮)를 약용한다”고 되어 있다.

특히 수정란의 난중백피를 ‘봉황의’라 부른다. 봉황의의 약성은 맑고 따뜻하고 평평하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옛날 황제가 민심을 살피며 지방을 순시하고 있었다. 큰 고을을 지날 때는 지방 관리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변방으로 나가자 길이 험해지고 물과 식량이 부족해졌다. 산골마을을 지날 때 황제가 허기를 느끼면서 오래된 기침이 도졌다. 근처 민가를 찾다가 오두막집이 보여 들어갔다.

한 노파가 나오자 부하가 “황제폐하가 납시었으니 음식을 준비하라”고 호령했다. 그러나 집에 양식이 떨어져 먹을 만한 게 없었다. 노파는 황제에게 무엇이던 대접하고 싶었다. 마침 부화되지 않은 계란이 떠올라 그것을 삶아 황제에게 올렸다.

계란의 딱딱한 껍질만 벗기고 속껍질째로 드렸지만 허기진 황제는 통째로 삼켰다. 몇 개를 받아먹다가 살펴보니 속껍질에 희미한 병아리 형체가 비쳤다. 깜작 놀라 어찌된 것인지 노파에게 물었다.

노파는 사실대로 대답했다가는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아주 귀한 봉황단(鳳凰蛋)이라고 답했다. 황제는 자신의 격에 맞는 대접을 받은 것 같아 흐뭇했다. 게다가 기침이 그치고 몸도 좋아져 노파를 크게 칭찬했다. 이때부터 수정된 계란을 ‘봉황단’, 속껍질을 ‘봉황의(衣)’라 부르며 약용하기 시작했다.

봉황의는 폐경(肺經·폐에 딸린 경락)으로 들어가 기침을 멎게 하고 말문을 열어준다. 출혈·타박상·골절상에 유효하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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