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관광정책에는 트렌드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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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2   |  발행일 2017-11-22 제29면   |  수정 2017-11-22
[기고] 관광정책에는 트렌드가 있어야
박보생 (김천시장)

수많은 사람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요즘이다. 해가 갈수록 유교적 의식이 희미해져 가고 있어서일까.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해외여행 패키지 가격이 2~3배로 뛴다는 이야기가 명절마다 들리곤 한다. 물론 지방 중소도시까지 찾아와주는 분도 많지만, 한 지자체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참 아쉬운 이야기다.

사실 김천시는 다른 시에 비해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민선 자치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힘입어 KTX역과 혁신도시를 유치할 수 있었고, 340만㎡(103만평) 규모의 일반산업단지 조성, 원도심재생, 국책사업인 3대문화권 관광자원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꾸준히 해온 결과 지금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 중 하나가 됐다.

우리 시의 관광객 수는 집계 가능한 수만 대략 100여만명에 이른다. 관광객 수가 파악이 안 되는 작은 곳에 다녀간 사람까지 합하면 대략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많은 수가 김천을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로 보기 때문에 다녀가는 사람에 비해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약간 부족하다.

우리 시가 추구하는 관광정책은 체류형 관광이다. 하루 더 묵으면 전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을 먹고 출발하게 되는데, 100여만명이 한끼에 8천원, 하루 숙박에 1만원(실제로는 훨씬 더 많겠지만)으로만 잡아도 1년에 26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우리 시 경제 속으로 풀리게 된다.

우리 시에서는 체류형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3개권역(직지사권-부항댐권-수도계곡권)으로 나눠 권역별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약 2천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추풍령~괘방령~직지사를 연결하는 직지사권역에는 직지문화공원, 친환경생태공원,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사명대사길 등이 있으며, 1천11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하야로비공원, 옛 과거길을 재연하는 괘방령 장원급제길, 국내 제1호 휴게소인 추풍령휴게소 주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부항댐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부항댐권역에는 물문화관, 산내들 오토캠핑장, 지례흑돼지거리, 그리고 올해 개장한 물소리 생태숲 등이 있으며, 현재 256m길이의 출렁다리, 90m높이에 900m거리의 짚라인, 3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생태체험마을 등이 조성 중이다. 다목적댐을 이용한 지역관광자원화 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수도계곡권역에는 사인암과 옥류정, 용추폭포 등이 있는 무흘구곡 주변 정비가 올해 완료되며, 인근 수도계곡에 물소리 숲길, 치유·힐링의 숲이 조성 중이다. 올 여름에 개장한 증산수도계곡캠핑장 옆에는 무흘구곡 전시관이 내년 초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지금까지 우리 시는 관광자원의 개발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비단 김천뿐 아니라 많은 지자체가 그래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관광산업의 트렌드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시각적인 것에서 감성적인 것으로, 단순한 것에서 세밀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트위터나 블로그 등 SNS 문화가 발달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인프라만 많아서는 관광분야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지자체가 변해야 한다.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외에도 관광객이 우리 지자체를 찾을 유인책이 필요하다. 현 정부도 그래서 인프라보다 프로그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시에서는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중장기 관광종합발전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부분의 인프라가 2019년 완공되는데, 거기에 맞춰 관광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미리 대처하자는 것이다.

관광정책은 어느새 속도 싸움으로 들어갔다. 하와이나 괌, 발리처럼 관광수입이 대부분인 곳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관광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박보생 (김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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