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시험 끝나 다행” 안도한 포항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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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4 07:35  |  수정 2017-11-24 07:35  |  발행일 2017-11-24 제10면
기상청 “1.0∼1.7 지진 3회 발생”
일부 학생은 시험도중 여진 감지

23일 오후 4시5분쯤 포항 북구 유성여고 정문 앞.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가족 100여 명이 한데 모여 있었다. 혹여나 시험 도중 지진이 발생할까봐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아무런 탈없이 시험이 끝나자 일제히 안도했다.

김모씨(여·48)는 “시험 도중 규모 1.7 지진이 발생해 혹시나 걱정했는데, 큰 탈 없이 잘 끝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면서 “아이가 떨지 않고 평소 실력만 발휘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4교시 탐구영역 시험이 끝나고 10여 분이 지난 뒤 수험생들이 시험실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시험 잘 치렀나” “마이 고생했대이”라며 큰 박수로 격려했다.

노세경씨(54)는 딸 다나양(18·영일고)을 꼭 안아줬다. 그는 “지진 없이 무사히 시험이 끝나서 다행”이라며 “그동안 고생한 딸이 너무나 대견스럽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노양은 “긴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장한비양(18·포항동성고)은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나니 홀가분하다”면서 “지난밤 걱정으로 푹 자질 못했는데, 시험도 끝났으니 집에 가서 잠을 푹 자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수험생들이 입실을 마친 오전 8시10분부터 4교시 탐구영역까지 규모 1.0~1.7 지진이 3차례 발생했다.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학생들은 시험 중 여진을 감지하기도 했다. 이우영·이은서양(18·포항중앙여고)은 “국어·수학시험 때 미세한 지진을 느꼈다”면서 “솔직히 불안했지만 꾹 참고 시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쯤 포항 남구 오천읍 포은중학교에선 입실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한 어머니의 모습이 주변 가족의 가슴을 뭉클케 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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