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니폼 입은 강민호 “장필준 구원왕 만들고 싶다”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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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1   |  발행일 2017-12-01 제19면   |  수정 2017-12-01
■ 이례적 입단식…등번호 47번
구단의 진정성 크게 느껴 이적
젊은투수 성장 도움 주고 싶어
지명타자 맡으면 팀 약해질 것
포수로서 최대한 많은경기 소화
응원가는 그대로 두는 게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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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포수 강민호가 프로야구 삼성 입단식을 한 뒤 경기장에서 전광판을 배경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강민호 입단식’을 가졌다. 삼성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동환 삼성라이온즈 대표이사와 김한수 감독, 팀 주장 김상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단식을 진행했다. 삼성의 FA선수 영입 입단식은 이례적이다.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서 돌아왔을 때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 이외에는 처음이다. 그만큼 삼성이 강민호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아붓고 있는 걸 의미한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강민호에게 하루빨리 삼성 색채를 입히기 위한 목적으로도 볼 수 있다.

오랜만에 진행하는 입단식이다 보니, 김 사장은 물론 프런트진도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이 강민호에게 삼성 모자를 전달하며 “(니 머리가 커서) 모자 사이즈가 맞는 게 있냐”며 웃음을 유발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강민호는 입단식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삼성에서 내 역할은 포수로서 수비적인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빨리 삼성 투수들과 합을 맞춰보고 싶고,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윤성환, 최충연, 장필준 등의 공을 받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장필준을 내년 시즌 ‘구원왕’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강민호는 자신의 롯데시절 등번호인 ‘47번’이 찍힌 삼성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삼성과 계약한 후 집에서 이틀 동안 지내면서 ‘내가 진짜 삼성 선수가 됐나’ 싶었다. 그래서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던 장원준 등에게 물어봤는데, (장)원준이가 ‘막상 입단식을 치르면 삼성 선수가 됐을 것이라 느낄 거다’라고 했다. 진짜로 입단식을 치르고 삼성유니폼을 입으니 어색함이 덜해졌다”고 말했다.

강민호가 삼성으로 팀을 옮기게 된 배경에 대해 “삼성에서 나에게 진정성을 보여줬다. 특히, 홍준학 단장님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롯데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나에게 영입 의사를 묻는 것만으로 미안하다는 얘기였다. 이같은 부분을 포함해 삼성으로부터 진정성을 크게 느껴 이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포수력’에 집중하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타자로서의 목표는 아직 설정하지 않았고, 삼성의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삼성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이런 부분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팀이 그에게 기대할 수도 있는 ‘지명타자’ 자리에 대해서는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고 단번에 선을 그었다. 강민호는 자신이 지명타자를 맡을 경우, 팀도 함께 약해질 것이라고 판단하며 포수로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강민호 하면 ‘롯데의 강민호~ 오오오오’라는 응원가가 떠오른다. 삼성과 롯데는 매년 공동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구단 간에 상호교류가 좋은 편이다. 강민호 응원가를 가사만 살짝 바꿔 충분히 삼성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NC로 이적한 박석민은 자신의 응원가를 그대로 쓰기를 원했고, 삼성과 NC가 서로 논의해 마산야구장에서 박석민 응원가가 울려퍼지는 일이 성사됐다.

강민호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내 응원가는 롯데팬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서 그것을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롯데팬들에게 감사드리며, 삼성팬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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