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전 예멘 대통령, 후티 반군에 피살

  • 입력 2017-12-04 00:00  |  수정 2017-12-04
"살레 자택 폭파"…시신 추정 영상도
지난 5일간 예멘 수도에서 양측 전투로 125명 사망 추정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살해당했다고 중동 언론이 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자신이 통제하는 알마시라TV와 예멘 라디오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을 지칭하며 "반역자들의 우두머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또 "살레가 이끄는 다수의 범죄 지지자들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후티 대원들은 "예멘 수도 사나 중심부에 있는 살레의 자택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예멘의 한 소식통은 알마야단TV에 "살레가 오늘 오전 사나를 떠나려고 시도하던중 살해됐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의 한 고위급 간부와 살레의 친척, 살레측 인사도 이날 살레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살레로 추정되는 시신이 찍힌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그 시신 주변의 무장 대원들이 "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장면도 영상에 나온다.


 이번 피살은 살레를 추종하는 무장대원들이 사나에서 엿새 동안 후티 반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수세에 몰리며 큰 손실을 본 다음에 나온 것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지난 5일간 사나 전투로 최소 125명이 죽고 238명이다쳤다"고 이날 전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에 따른 반정부 운동으로 2012년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살레는 후티 반군과 함께 연대해 2014년 이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왔다.


 살레를 추종하는 세력은 또 반군 후티의 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맞서면서 권좌 복귀를 노려 왔다.
 그러나 살레를 지지하는 무장 대원들이 최근 후티 반군과 갈라선 뒤 사나에서는양측간 전투가 계속돼 왔다.


 살레는 지난 2일 사우디 주도의 동맹군이 예멘 봉쇄를 풀고 공격을 중단한다면 휴전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즉각 이 제안을 환영했으나 후티 반군은 그를 비난하며 이를 거부했다.


 예멘에서는 30여 년간 철권통치를 하던 살레 정권이 2012년 2월 실각한 뒤 민주적 정권 이양 절차가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연료비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힘입어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예멘 정부를 축출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이에 위협을 느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권 동맹군을 결성해 2015년 3월 26일 군사 개입에 나서면서 예멘 내전은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이어진 아랍동맹군의 공습은 수많은 민간인을 숨지거나 다치게 했다.


 지금까지 8천600여명이 폭격과 교전 등으로 숨졌고, 약 5만명이 부상했다. 인구의 70%인 2천만명은 장기간 지속한 내전과 콜레라 등으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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