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제 박사의 교육일기] 교사·교수 역할의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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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6   |  발행일 2017-12-06 제30면   |  수정 2017-12-06
[조방제 박사의 교육일기] 교사·교수 역할의 보람
<영진사이버대 부 총장·교육학 박사>

1960년대 하버드대학에서 교사 50명을 대상으로 역사에 남을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었다.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과 미국에서 20년 이상 초·중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레노어 제이콥슨이 진행한 이 실험은 교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첫 그룹에는 ‘그들이 가르칠 학생들이 낙제생이며, 가족들의 교육열이 높지 않다’고 전했고, 둘째 그룹에는 ‘이 아이들은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춘 우등생들이며 게다가 이 아이들의 가족은 교육열이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교사 두 그룹이 맡은 아이들은 원래 동일한 표본으로 전혀 차이가 없는 동등한 상황이었지만 학기 말에 나타난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고 한다. 낙제생이며 그 가족의 교육열이 높지 않다고 전한 첫 그룹 학생들은 대략 25~30점 점수가 떨어진 반면, 우등생이며 그 부모들의 교육열이 상당히 높다고 전했던 둘째 그룹의 성적은 50점 상승했던 것이다.

이 실험은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설명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데, 교사들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영향력을 끼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위대한 교사 설리번 선생님이 있었기에 헬렌 켈러는 암흑 속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단어 하나를 익히는 데 7년의 시간이 걸렸던 헬렌 켈러가 하버드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세계사에 기록될 위인이 된 것은 설리번 선생님의 위대한 교육의 힘이다.

배움은 인간을 성장시키고 다듬고 또 성공의 지름길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배움을 쉼 없이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지식을 전달하며, 그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목표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이끌어 주는 교사는 마치 어둠을 밝히는 등대와도 같다. 지금껏 걸어왔던 교직의 발자취를 되새겨 볼 때, 그리고 교육이 일상화된 평생교육의 시대이자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는 사회를 바라볼 때 이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나갈 교육의 위대함이 발휘될 절실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여겨진다. 예전에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어디에서 유학했는지가 교육 받은 인간의 지표였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과거의 학습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한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교육을 받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야학에서 중등교육과정 학생들을 지도한 적이 있다. 그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지금은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그 시절 낮에는 일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눈을 빛내던 학생들에게 열정으로 가르친 경험은 인생을 배우게 된 최대의 값진 시간이었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중등학교와 영진전문대 교수·영진사이버대 부총장까지 학교가 배움터가 되었고 아름다운 직업이 되어 가르침을 천직으로 알고 매진해온 교사·교수 경력에 깊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교직을 천직으로 선택할 것이다. 지금까지 교사와 교수의 역할로 잘 이끌어주신 황, 최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사회 곳곳에 초·중등·대학교에서 필자와 배움의 시간을 함께했던 제자들이 전문직 등으로 단단하게 본연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음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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