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눔으로 행복한 대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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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7 07:47  |  수정 2017-12-07 07:47  |  발행일 2017-12-07 제15면
[기고] 나눔으로 행복한 대구를 꿈꾸며

1년은 모두에게 똑같은 365일이 주어지지만, 유독 내게는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불과 엊그제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였던 것 같은데 또다시 한 해가 지나 ‘희망2018 나눔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모금회에 입사한 이래 올해로 19번째를 맞이하는 연말 캠페인이어서 이젠 익숙할 만도 하지만 매년 새롭고, 떨리며,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매년 사정이 어렵지 않았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지나간 메모들을 들추어보니 해마다 경기가 안 좋았고, 글로벌 경제 환경이나 정치·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마음 졸이며 캠페인을 준비한 걸로 기록돼 있었다.

올해도 예외일 순 없다. 북한과의 핵 안보 문제, 미국과의 경제통상 문제, 그리고 국내의 불안정한 정치·경제 문제, 더욱이 이웃지역 포항에 닥친 자연재해 등 어느 하나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때문에 요즘은 기업을 찾아가거나 기부자를 만나 협조를 구하기가 도리어 미안하다. 돌아오는 답들이 한결같이 ‘어렵다’는 말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0일부터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이 시작됐다. 내년 1월31일까지 총 73일의 나눔릴레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대구지역의 모금 목표액은 지난해 실적 90억2천100만원보다 2% 증액된 92억100만원이다. 목표액은 증가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반 환경은 여의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겨울 대구는 실로 큰 아픔에 직면했었다. 지역의 대표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 뜻하지 않은 화재가 발생해 하루아침에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잿더미로 변했던 것이다. 애꿎게도 당시는 이웃돕기 성금모금 캠페인 시작 즈음이어서, 모금회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지역의 한정된 자원이 이웃돕기 성금과 서문시장 화재피해지원 성금으로 양분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구 시민의 저력은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모금회의 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이 캠페인 시작 이래 가장 많은 금액, 즉 가장 높은 나눔온도로 마감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서문시장 화재피해지원 성금도 75억5천여만원으로, 당초 대구시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틀림없이 대구시민에게는 보이지 않는 나눔의 정신이 내면 깊숙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이 오늘날 어려운 이웃을 보면 외면하지 않는 나눔의 정신으로 이어진 셈이다.

사랑의 열매 임직원들은 연말연시 캠페인을 준비할 때가 가장 분주하고 힘들다. 모금 목표액에 대한 보이지 않는 심적 부담 탓에 스트레스도 크다. 하지만 막상 캠페인을 앞두고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활기차게 시작하게 된다. 해마다 어려웠지만 그때마다 ‘기부천사’가 나타나거나 뜻하지 않게 좋은 일들이 있어 왔다. 올해도 사랑의 열매 임직원들의 긍정적인 마음 자세와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마음이 있다면 틀림없이 나눔의 기적은 일어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캠페인을 준비하며 직원들과 다짐한 것은 ‘나눔캠페인’을 이제는 ‘나눔축제’로 즐기자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직원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서 즐거워야 캠페인의 결과 또한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캠페인의 슬로건처럼 ‘나눔으로 행복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다시 파이팅을 외쳐본다. 대구 시민의 가슴마다 빨간 사랑의열매가 영글 수 있도록 그 어느 해보다 더 열심히 발로 뛰며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등 뒤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있고, 250만 대구 시민이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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