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국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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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7   |  발행일 2017-12-07 제34면   |  수정 2017-12-07
국가의 기본기능은 전쟁
국가원수 첫째 임무는
안보를 챙기는 일이다
文 정부의 국정원 개혁이
국가의 기반 흔들지 않길
[차명진의 정치풍경] 국가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누구든 국민이 직접 위임하지 않은 권력을 가질 수 없고 사적인 목적과 판단에 의거해 국가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민주와 공화 이전에 국가가 있습니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국가라는 집단형태가 생기게 된 계기는 전쟁에 대한 대비, 즉 안보 때문이었습니다. 수렵과 채집을 생산수단으로 하는 부족집단들은 서로 드문드문 위치해 있고 기동력이 좋아서 외부의 침입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땅이 기름진 4대 문명의 근원지에 대규모 관개사업과 유목을 위해 많은 인구가 정주하게 되었는데 이들에게 가장 큰 과제는 수시로 침입하는 외적에 대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상비군을 운영할 수 있는 지도자가 자신을 정당화하는 이념으로 무장하여 국가라는 조직을 탄생시킵니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 국가 조직의 운영원리와 이념이 많이 변해왔지만 딱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여전히 국가의 기본 기능은 전쟁이고 국가원수의 첫째 임무는 전쟁을 위한 일상적인 준비태세인 안보를 챙기는 일입니다.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안보를 위해서라면 민주와 공화까지 일시적으로 유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의 정보기관이 해외 국가원수들의 통화내역을 도청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사과는커녕 자기 나라의 정보기관을 신뢰한다고 공언했습니다. 또 미국 당국은 국가안보의 기밀을 위키리크스에 누설했다는 이유로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사람을 간첩죄로 기소했습니다.

새로 들어선 정부는 민주와 공화 정신을 드높이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국가안보가 아니라 정권안보에 탐닉했던 국정원을 개혁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야당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민간인인 국정원 적폐청산위원회 사람들이 국정원 서버를 임의로 들여다보고 검찰의 수사방향을 지시했다는 비판과 국정원의 주요 기능인 대공수사권과 국군 기무사령부가 대안 없이 폐지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어떤 명분에서든 국가의 존재기반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시사만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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