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미래 .7] 스웨덴의 교육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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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1   |  발행일 2017-12-11 제5면   |  수정 2017-12-11
학생이 직접 학교 선택…고교는 교육 프로그램 차별화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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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일 스웨덴 공립 쿵스홀멘 고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대구시교육연구정보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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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곤 부장

스웨덴 학교 교육의 핵심 가치는 청소년이 민주사회의 적극적인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경쟁보다는 협력하도록 학생들을 격려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가르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종교·인종·나이·장애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간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배운다. 대구시교육청 학습연구년제 교사 10명과 교육전문직 2명은 지난 9월1일 스웨덴 공립 명문 쿵스홀멘 고교를 찾았다. 박정곤 대구시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부장이 이 학교 수업 현장을 참관하고 인상 깊은 교육 시스템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대학준비 6개·직업준비 12개
국가 프로그램 학교별로 선택
시험 대신 과제…피드백 노력
스톡홀름 공립 명문 쿵스홀멘
3개 학부 개설…부별 교장 둬
국제학교 교육과정 이식 눈길


◆한 학교 안에 3개의 다른 학부 운영

쿵스홀멘 고교는 스톡홀름 공립 명문학교다. 입학을 위한 중학교 내신 성적 환산점이 평균 332.5점(340점 만점)에 이른다. 이 학교엔 스웨덴학부·국제학부·음악학부 등 3개 학부가 있다.

학부별로 교장을 두고 공동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스웨덴어로 수업을 하는 스웨덴학부는 인문·사회·과학·언어 등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제학부는 영어로 수업을 하며 사회·과학·언어 등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음악학부는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음악과목을 추가로 이수한다. 국제학교 교육과정을 공립학교에서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교육 시스템이다.

◆10% 학생 자유학교 다녀

쿵스홀멘 고교 국제학부 레슬리 부룬만 교장은 신입생 선발 방법에 대해 “학교는 시장이다. 따라서 학교 간 경쟁으로 우수 학생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우리나라처럼 학생을 배정하지 않고, 학생이 학교를 선택해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은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1992년 자유학교를 허용했다. 자유학교는 미국 차터스쿨(charter school)이나 영국 아카데미(academy)와 같이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 유치원, 초·중·고생의 10%가량이 다니고 있다.

자유학교는 개인 및 기업이 설립·운영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학교를 설립·운영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성적 우수자가 쏠리는 현상이 생겼고, 공립학교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육과정 국가 프로그램 자율 선택

스웨덴엔 1천253개 고교가 있다. 학생들은 기초학교(Grundskola)를 졸업한 후 10~12학년까지 고교(gymnasium)를 다닌다. 고교는 6개 대학 준비 프로그램과 12개의 직업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국가 프로그램을 학교별로 선택해 운영한다. 대도시엔 대학 진학 프로그만 운영 학교와 직업 프로그램 운영 학교가 구분돼 있으나, 소도시엔 이들 프로그램이 혼합된 종합학교 형태가 많다.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일반계고와 특성화고로 구분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다만 대학 진학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생 모두가 대학에 가기 위해 애를 쓰지 않는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성장 위한 피드백 중요시하는 평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오프브레 교사는 “교사들마다 성적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모든 피드백 방식은 학생에게 이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가가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평가 체제는 학생과 학부모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스웨덴에선 우리나라 중간·기말 고사 같은 평가가 없다. 수업 중 활동과 학생이 제출한 과제를 평가한다. 스웨덴의 평가는 A~F의 6단계로 구성돼 있다. A~E가 합격(pass) 점수다. F는 불합격 점수다. 표면적으론 한국 수행평가와 비슷해 보였다.

차이점은 평가 후 처리 과정이다. 오프브레 교사는 “평가 목적은 단순히 학생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제별 피드백을 제시해 학생에게 현 상황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고 좀 더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레슬리 부룬만 교장의 ‘미래는 이미 와 있는 현재’라는 말처럼 스웨덴은 미래를 위한 파격적 실험보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박정곤<대구시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부장>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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