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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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2   |  발행일 2017-12-12 제30면   |  수정 2017-12-12
신북방정책 실행 전담기구
지자체 간의 교류협력 파악
中·日·몽골까지 영역 확대
기업들의 진출통로 개척해
새로운 북방정책 역사 쓰길
[3040칼럼]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역할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전념할 새로운 정부기구가 드디어 탄생했다. 북방경제협력을 전담할 대통령 직속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지난 7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평화기반을 더욱 확대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라시아협력에 집중하기 위한 신북방정책을 집권초기에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창설된 북방경제위는 신북방정책 실행의 전담기구로서 부처간 사업추진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컨트롤타워이다.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방경제위 위원장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의 창설취지 및 활동계획을 이미 예고했다. 역대 정부에서도 유사한 조직은 물론 있었지만, 이번 정부처럼 동북아공동체를 기반으로 상생방안 모색을 위해 국가적으로 정부 전담기구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북방외교를 경제협력 중심으로 연결고리를 꿰어 다져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조직을 봐도 진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청와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각 관계부처의 구성원이 참여해서 조직을 창설하니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최소한 정치적 성격의 한시적 기구가 아닌, 정말로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짙어 보인다.

기업에서 대러시아사업을 15년간 경험했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로서 북방경제위의 향후 활동에 몇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제일 먼저 지방자치단체 간의 한러 교류협력 현황을 꼼꼼히 파악해 앞으로 정부차원에서 관리지원하되, 이런 현황들을 러시아와 대화 테이블에서 적극 어필하기 바란다. 양국간 인적 교류협력 활성화가 북방경제협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실질적 마중물이 아닐까 싶다. 북방경제위는 또한 지자체 차원의 한러 공공외교를 적극 독려해 주길 바란다. 지자체의 성과업적을 단순 공유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북방국가와 지방 공공외교로 연결고리 역할을 자청해 진정한 컨트롤타워 역할자로 거듭나라는 의미이다.

둘째 북방경제위의 활동영역은 러시아를 포함한 중국·일본·몽골 등 주변국까지 들어간다. 환동해, 환황해, DMZ 3가지 존을 경제벨트로 묶어 이들 국가와 북방경제의 초석을 다져가며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위원회의 핵심 실천과제이다. 물론 우선순위 측면에서 특정지역과 협력에 좀 더 비중을 둘 수 있겠지만, 최근 수개월간의 행보를 보면 러시아 특히 극동러시아에만 너무 치우친 게 아닌가라는 우려감이 든다. 전체적으로 균형감있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실천과제를 잘 수립하길 바란다.

끝으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 중장기 전략비전 창출 등 그럴싸한 정성적 성과보다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사업성공의 손맛을 볼 수 있는 정량적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 결정적 순간에 기업에만 떠밀지 말고 함께 고민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상징적 전시물인 양해각서에만 연연하지 말고 성장판을 제대로 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성과물을 얻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기 바란다. 공기업들의 프로젝트 직접 참여는 물론 경협자금을 국내 모기업 신용으로만 대출을 결정하지 말고 사업성도 적극 고려해주길 바란다. 국민연금공단,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이 선진국 시장에서만 상업시설을 매입하는 식의 투자가 아닌 북방시장에서 또한 직접투자가 가능하도록 한러 경협펀드 사용범위를 확대하기 바란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라고 하면 새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해당국가와 긴밀한 협력으로 사업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실현과제가 아닌가 싶다. 대기업, 중소기업을 떠나 상공인, 창업자들이 북방시장에서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사업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은 대국민 지지와 공감대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북방정책 역사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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