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담으로 웃음 바이러스 파종하는 농부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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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3   |  발행일 2017-12-13 제13면   |  수정 2017-12-13
■ 경산 자인면 도태환씨
대추·복숭아 농사로 행복한 삶
노래특강 등 재능봉사로 나눠
노래·만담으로 웃음 바이러스 파종하는 농부
도태환씨가 자신의 밭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농부인 도태환씨(67·경산 자인면 자인로)는 웃음보따리를 나눠 주는 행복 전도사다.

그는 15살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당시 연예인으로 유명했던 양훈·양석천씨를 롤모델로 공부했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연예인 입문을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이승만 대통령 성대모사에 몰두했다. 명절 때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출전, 상품으로 알루미늄 주전자를 타서 집에 들고 갔다가 아버지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 군 복무시절 부대행사 진행을 맡으면서 그의 무대 생활은 시작됐다.

제대 후 대구 서문시장 내 시내·외 공영주차장 배차 감독으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30대 중반에 군무원 시험에 합격해 K2 비행장에서 근무했지만 종일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직업이 자신과 맞지 않아서 2년 만에 사표를 냈다. 다시 동아백화점 공채 시험에 합격, 체육대회나 각종 행사에 노래와 MC로 활약했지만 직장일 때문에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칠 수는 없었다. 5년 전 백화점을 퇴직한 후에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그는 물려받은 대추와 복숭아 농사에 전념하고 있다. 배추와 무·고추 등을 키워 이웃에도 나눠 주며 농부로서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또 아내가 26년째 운영하는 미용실의 손님들을 집까지 태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용실은 자인 장날(3·8일)이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손님들은 “주인장은 우리의 피로 해소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는 일주일이 부족할 정도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경산시민회관에서 매주 목요일(오후 2~4시) 노래교실을 하고, 4개 교회 실버대학(월·수·토)에서 노래와 특강, 요양원 등에서도 전직 대통령의 성대모사와 만담 등 웃음을 전달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똑같은 레퍼토리로 무대에 서면 사람들이 싫증 날 것을 염려해서 신문과 텔레비전, 독서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만큼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무대 경험도 화려하다. TBC 장기자랑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대구 MBC 달구벌만평, TBC 내 고장 만세, 경산 자인 단오제, 팔공산 단풍축제, KBS 아침마당 등에 출연했다. 요즘 황수관 웃음 박사를 롤모델로 삼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자기한테 맞는 옷을 입고 살아야 건강도 지키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다. 사회를 위해서 웃음보따리를 펼치며 여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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