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기에 금값 1년10개월만에 최저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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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3   |  발행일 2017-12-13 제17면   |  수정 2017-12-13
금 투자 비트코인으로 이동한 듯
11일 기준 금 한 돈 16만5천413원
정부 15일 가상화폐 규제안 논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에 투자하던 이들이 비트코인으로 투자처를 옮겼기 때문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하루전인 11일 2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1.50달러(0.1%) 하락한 1,246.90달러에 마감, 지난 6월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금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11일 기준 금 한 돈(3.75g) 종가는 16만5천413원을 기록, 지난해 2월4일 16만4천250원에 마감한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0일(현지시각) 제도권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했고, 가격 급등으로 두차례 서킷 브레이크(거래 일시 정지)를 발동했다. 10% 오른 이날 오전 10시30분쯤 2분간, 가격이 20% 오른 시점인 낮 12시5분쯤 5분간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선물은 미래의 일정 시점에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가 될지를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가 맺는 계약의 일종으로,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은 앞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본 투자자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2일 오후 4시16분 현재 1천925만6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11일 오후 1시 1천414만1천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36.17%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하락하고 있는 배경으로 비트코인이 제2의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에서 옮겨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은 각국의 중앙은행 통화정책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수량이 제한돼 있어 앞으로 가치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2145년까지 2천100만개까지만 발행되는 비트코인은 현재 75%가 채굴돼 유통되고 있는 만큼 남은 것은 25%에 불과하고 시간이 갈수록 희소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경우 말그대로 ‘가상 공간’에 그쳐 가격이 폭락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여기에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탓에 ‘금’을 대체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어느 순간 투기의 수단이 되면서 제대로 된 화폐의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블록체인 등 가상화폐를 유지하는 기술은 활용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가상화폐를 실제 화폐와 같은 수준으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는 15일 회의를 열고 고강도 규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규제를 위해 논의해 온 전자금융거래법, 유사수신행위규제법 개정 또는 특별법 제정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TF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해외 사례를 토대로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식의 규제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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