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TK親朴 못 건드렸다

  • 김상현 임성수
  • |
  • 입력 2017-12-18   |  발행일 2017-12-18 제1면   |  수정 2017-12-18
한국당 당협위장 물갈이…서청원·유기준 등 현역 4명 포함 62명
親朴청산 속 TK 제외…“洪, 텃밭 의원들 쉽게 내치지 못한 듯”
20171218

자유한국당이 17일 현역의원 4명을 포함해 전국 당협위원장 중 62명에 대해 위원장직을 박탈하기로 했다. 지난 한 달간 당 조직혁신의 일환으로 진행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조직혁신의 일환으로 진행해 온 당무감사 결과를 토대로 당협위원장 교체 지역을 발표했다.

대구·경북(TK)에서는 실질적으로 교체 대상 당협위원장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영남일보 12월16일자 4면 보도). 다만, 이미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한 양명모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이 명단에 이름만 올렸을 뿐이다. 이번 물갈이 대상에 오른 현역 의원은 서청원(8선)·유기준(4선)·배덕광(재선)·엄용수 의원(초선)이다. 류여해 최고위원과 박민식·김희정·권영세·전하진 전 의원도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당은 이번 ‘물갈이’ 대상 발표와 관련해 18일부터 20일까지 탈락자들로부터 재심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워낙 위기에 처해 (당무감사 결과) 기준을 토대로 컷오프를 했고,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이번 당무감사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계량화해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한국당의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두고 홍준표 당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TK지역에서 현역의원은 물론 원외 위원장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구(서울 송파구을·노원구병)의 당협위원장 교체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언뜻 보기엔 친박(親박근혜)계 당협위원장의 물갈이를 통해 한국당의 쇄신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홍준표 대표의 의중이 상당히 많이 깔린 당협위원장 교체로 볼 수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이 가장 많은 TK지역 당협위원장이 교체 명단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홍 대표가 한국당 텃밭인 TK지역 의원들을 쉽게 내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중앙당을 중심으로 홍 대표의 내년 서울지역 재·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도는 가운데, 이들 지역구 당협위원장도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홍 대표로선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의 명분도 얻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친박계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 의원을 포함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긴 의원들이 ‘표적감사’를 주장하며 ‘홍준표 사당화(私黨化)’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김두겸 ‘울산 울주’ 당협위원장은 이날 “(위원장 교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