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를 정치 구심점 삼는다” 홍준표 의중 반영됐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7 자유한국당 전국 기초·광역의원 세미나’에서 박순자 중앙연수원장(홍대표 왼쪽)과 함께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7일 발표한 당원협의회 위원장 교체자 62명의 명단에 대구·경북(TK)은 사실상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미 사퇴한 양명모 ‘대구 북구을’ 위원장의 이름만 올랐을 뿐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해당 지역구의 당협위원장 교체도 없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한국당 당무감사가 홍준표 대표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달리 TK에서는 예상했던 현역의원 2명을 포함해 3명 정도는 교체 대상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완전히 빗나갔다”면서 “이는 TK를 구심점 삼아 한국당의 결속과 본인의 입지를 다지려는 홍준표 대표의 의중이 포함됐을 개연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공석인 ‘대구 달서구병’ 또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겠다고 공언한 홍 대표가 TK 현역의원들을 내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내년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서울 송파구을’과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교체되지 않은 것도 홍 대표의 의중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중앙당을 중심으로 홍 대표의 서울지역 재보궐선거 출마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발표된 이번 당무감사 결과에서 자칫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재보궐선거 지역구 두 곳이 포함됐을 경우, 홍 대표로선 출마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 중앙당 한 관계자는 “중앙당에서는 이미 홍 대표가 수십 년째 살고 있는 자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계에 입문한 송파구에 출마하는 것이 당과 보수 진영을 위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홍 대표 본인은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당무감사 결과를 보면 TK지역과 재보궐선거 서울 지역구 당협위원장은 손도 대지 않았다. 이는 홍 대표가 ‘사지(死地)’인 서울 재보궐선거 지역구를 떠나 한국당 텃밭인 대구에서 편안하게 정치를 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구갑’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내년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송파구을’과 ‘서울 노원구병’을 두고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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