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횡단 간선축 목포·포항까지 확장해야”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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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8 07:23  |  수정 2017-12-18 09:18  |  발행일 2017-12-18 제8면
■ 달빛철도 조기건설 국회포럼
20171218

달빛철도건설사업과 관련, 최근 정부차원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5억원) 확보에 실패한 대구시는 다시 광주시와 손잡고 “더 이상 시련은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재기의 전초전이 18일 열리는 ‘달빛철도 조기건설을 위한 국회포럼’이다. 이때 비장의 필살기로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카드를 빼든다. 그도 그럴것이 대구시는 그동안 악에 받칠 대로 받친 상태다. 정부는 1999년 12월 국가기간교통망 중장기계획에 포함시켜놓고도, 근 20년간 확답을 주지 않았다. 대구·광주시는 2013년 달빛동맹강화 교류협약 체결을 계기로 직접 사업추진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정치적 무관심탓에 약발이 먹히질 않았다. 기대했던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2016~2025년)에는 본 사업이 아닌 추가검토사업 1순위 반영에 만족해야 했다. 그 사이 국가철도망 계획에도 없는 동서횡단철도사업(서산~천안~점촌~울진)은 버젓이 내년도 용역조사비(3억원)를 타냈다. 영호남 화합을 기반으로 한 남부경제권 형성, 국가균형발전 논리를 설득시키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을 고강도로 압박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포럼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윤장현 광주시장 외에도 경유노선 기초단체 관계자, 영·호남 국회의원이 다수 참석한다. 대구에선 홍의락·김상훈·유승민 의원이, 광주에선 국민의당 소속의 장병완·송기석·김경진·최경환의원이 나선다. 국토교통부의 손명수 철도국장은 토론자로 나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다.

“기존 경부선 축과 함께
국가 균형발전에 큰 힘
새 교통인프라 구축되면
사업자체가 이용수요 창출
교통가치는 높아질 것”


■잠재적 유발될 교통수요 무시해선 안돼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는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달빛철도사업 구축으로 도시간 접근성이 변화되면 어떤 형태로든 수요의 변화가 동반된다”면서 “특히 교통 인프라 전환에 따른 통행수요 외에 잠재적 유발수요도 중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한 박사는 그 대표적 사례로, 착공 당시 거센 반대에 부딪혔던 경부고속도로(1970년 7월개통)의 교통량을 들었다. 당시 세계은행(IBRD)은 서울~부산구간엔 이미 철도망(경부선)과 국도·지방도가 잘 구비돼 있다며, 앞으론 철도·도로시설이 거의없는 동서간 고속도로 건설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항과 광주를 잇는 국토 횡단도로가 가장 빨리 건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여론도 통행량 증가에 대한 걱정이 컸다. 하지만 개통된 지 47년이 지난 지금 경부고속도로는 ‘한국 경제의 대동맥’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연간 교통량이 1970년대 368만대에서 1985년엔 3천400만대로 늘었다. 2001년엔 2억9천만대로 증가했고, 지난해는 4억8천만대가 이용했다. 2004년 KTX 개통 후에도 교통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01~2016년 연평균 교통량 증가율은 3.4%다. 당시엔 크게 부각되지 않던 잠재적 수요가 향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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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그가 주목하는 점은 세계은행이 한사코 반대했던 경부고속도로가 잠재적 이용수요가 급증, 국가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면, 그때 조언했던 동서횡단교통망(달빛철도)확충을 시도하면 더 잘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그간 정부로부터 외면받아온 동서교통망축이 달빛철도 건설을 계기로 활성화되면 기존 경부선축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의 큰 힘이 된다”면서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남부경제권이 형성되려면 눈앞의 교통수요만 천착하는 예타를 과감히 면제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일각에선 달빛철도 건설시, 2년전 왕복 4차로로 확장·재개통된 광주∼대구고속도로 이용률이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일단 새로운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 사업 자체에서 많은 이용수요가 창출돼 통행(교통)가치는 높아진다”고 했다. 교통수요 파이 자체가 커진다는 것. KTX 개통 후에도 대구~서울간 고속버스 이용률 및 경부고속도로 교통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했다. 단순 왕래 외에 진료·쇼핑·관광 등 이용 수요자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이용객들은 필요에 따라 급할 땐 KTX를, 다소 여유가 있을 땐 고속버스 또는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했다. 달빛철도와 광주~대구고속도로도 ‘같은 이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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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철도는 목포~포항간 동서횡단 간선축으로 확장돼야

광주전남연구원의 양철수 박사는 포럼에서 ‘달빛내륙철도 필요성 및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다.

양 박사는 “달빛철도축은 광주쪽 시점인 광주 송정역에선 목포로 연결되고, 대구쪽은 대구선(동구 가천~영천)을 경유, 포항까지 이어지는 동서간 횡단간선축”이라고 강조한다. 광주∼목포권과 경전선(광주 송정~순천), 대구∼포항권과 동해선까지 연결 가능한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 기존 남북축·수직형 중심에서 동서축·수평형 개념으로 개발관점이 확 바뀌는 셈이다. 달빛철도가 놓이면 대구·광주 등 6개 광역지자체의 주변인구 577만명(219만가구)이 1시간대 통행권역에 들어 철도 수혜지역에 포함된다고도 했다. 경부선·경인선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인구가 철도소외지역에서 구제받는다는 얘기다. 아울러 철도네트워크 연결의 수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대구는 남쪽(밀양·부산), 북쪽(구미·김천), 동쪽(영천·포항) 방면으로 경부선축과 각각 연결되고, 광주는 호남선, 남원은 전라선과 연계될 수 있다고 했다.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로는 △영호남 상호 화물 물동량 소통 △국제학술행사 및 특산물 관련 무역박람회 공동유치 △동서 문화예술대전 △영호남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벨트화를 손꼽았다. 영호남간 청소년 수학여행, 기업 인센티브 관광 활성화에도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양 박사는 “노선이 경유하는 낙후지역에는 인구유입이 늘고, 지역의 활력성이 회복돼 역세권 형성 등 유통관련 서비스업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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