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맞벌이 부모의 자녀 교육법

  • 이효설
  • |
  • 입력 2018-01-08 07:54  |  수정 2018-01-08 09:37  |  발행일 2018-01-08 제18면
아이에게 하교 후 시간 선택권을 주면 자립심이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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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만든 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에게 소홀해지는 것 같아요.”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을 적잖게 볼 수 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걱정은 많지만 막상 뚜렷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현직 교사의 조언을 통해 맞벌이 부부의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과 필요한 해답을 찾아보자.

저학년은 돌봄교실 프로그램 적극 활용
집근처서 운동·악기 배우는 것도 권장
학교 행사에 한 명은 시간내서 꼭 참석
하루 10분이라도 자녀와 대화 나누고
알림장 확인 후 숙제·준비물도 챙겨봐야
부모 빈자리 물질적으로 보상하면 안돼

Q: 맞벌이 부모의 아이, 하교 후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과거와는 달리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아이들의 하교 후 시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에게 부모의 퇴근 시각을 알려주고, 하교 후 혼자 보내야 할 시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해 봅니다. 아이에게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보내고 싶은지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똑같이 어떤 것을 하더라도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것과 아이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교의 돌봄 교실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또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학교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아이가 따로 배우고 싶은 운동이나 악기 등이 있으면 학교나 집 근처의 학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혼자 또는 형제·자매와 함께 스스로 독서나 숙제하기 등을 하며 자립심을 키우는 것도 좋습니다.

Q: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으신가요.

A: 자녀의 학교 생활이 궁금하지만 막상 바쁘게 맞벌이를 하다 보면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 학교에서 어떤 행사가 있으면 부모 중 한 명은 꼭 시간을 내서 참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학교의 연간 학사일정을 학기 초에 학교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학교설명회의 행사를 통해서도 미리 공지하고 있습니다. 운동회, 학부모 공개수업, 학예발표회, 학부모교육 등 부모가 참석하는 학교 행사의 날짜를 미리 확인해두고 참석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엄마 아빠가 일을 하느라 바쁘지만 나를 위해 시간을 내서 참석했다는 사실에 아이도 감사를 느끼고 부모에 대한 신뢰도 쌓일 것입니다. 또 저녁 식사 시간이나 잠들기 전 하루 10분 정도 자녀와 대화를 통해 아이와 어울려 다니는 친구가 누구인지, 학교생활이 재미있는지, 고민거리는 없는지 자연스럽게 아이의 학교생활을 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Q: 맞벌이 부모에게 필요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A: 첫째, 아이를 믿어 주고 조급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옆집 엄마는 아이 교육에 저렇게 열심인데….’ 이러한 생각을 하며 아이의 문제 행동이 마치 맞벌이 때문이라 자책하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맞벌이로 인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비록 조금 적은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만으로 조급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전화를 자주 하거나 짧은 대화를 자주 나누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부모 스스로 자책하며 아이에 대해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도록 합니다.

둘째, 아이에게 자립심을 길러 줍니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아이로 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챙기기엔 어려움이 있으므로, 저녁 시간에 알림장을 꼭 확인하여 숙제 및 준비물 등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셋째, 부부가 담당해야 할 육아의 몫을 정해둡니다. 목욕은 언제나 엄마와 함께 한다든지, 재워주는 사람은 항상 아빠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전에 10분 정도 동화책은 엄마가 읽어준다는 식의 육아의 몫을 정해 놓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해결하고 독립심이 있는 것은 좋으나 부모가 일정하게 역할을 정해 두면 아이들도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엄마가 돌아오면 나랑 동화책 읽기를 하겠지’ ‘아빠와 함께 목욕을 해야지’ 하는 기대감에 젖게 됩니다.

넷째, 물질적인 것으로 부모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을 보상하기 위해 용돈을 듬뿍 주거나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쉽게 사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퇴근길에 과자를 사가지고 온다는 약속을 하거나 헤어질 때 돈을 주는 식의 물질적 보상은 아이로 하여금 ‘어떠한 문제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휴일만큼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서점에 함께 가서 읽고 싶은 책 읽기, 목욕탕에 함께 가기, 영화 감상, 박물관 및 전시회 관람, 간단한 요리하기 등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고산초등 김은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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