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경 호산대 총장 인터뷰 “지역 의료·관광 발전전략 발맞춰 우수인력 육성 공급”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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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0 08:14  |  수정 2018-01-10 09:07  |  발행일 2018-01-10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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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경 호산대 총장이 학교 장기발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박소경 호산대 총장의 접견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임마누엘 칸트, 카를 구스타프 융, 하워드 가드너의 인물상이 눈길을 끈다. 박 총장이 책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고 좋아하는 학자들이라고 했다. 박 총장은 경북여고와 이화여대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 의과대학원에서 박사 학위(생화학)를 받았으며, 서강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배웠고, 계명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책을 좋아하는 데다 학생들과 소통을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다보니 심리학·철학까지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자·논어·맹자 등 동양철학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간존중 실무형 인재양성에 중점
지도교수가 평생멘토로 인성 지원
지역 최고 평생직업교육대학 평가
보건·복지 중점 교육 인프라 구축
전통시장 건강센터운영 협력 강화
뷰티·조리 분야 싱가포르·濠 취업
中·베트남 캠퍼스 설립 검토·추진”


▶1996년 학교에 간호학과를 개설했고, 2008년부터는 총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다음 달이면 만 9년입니다. 총장 취임 후 지금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한 게 어떤 것입니까.

“제 첫 캐치프레이즈가 인간존중이었습니다. 의학을 공부하고 심리학과 철학을 배우면서 인간은 귀한 존재라는 사실과 인간은 무조건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습니다. 간호과를 개설하고 또 총장이 되면서 일관되게 인간 존중사상을 학교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 비전도 인간존중 실무형 인재양성 대학입니다.”

▶인간 존중의 가치는 당연하고 쉬워 보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네, 저도 그 당위성을 깨닫고 실천방법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철학과 의학·심리학 등을 통해 나름의 가치를 확립했습니다. 각 학과의 교과과정에 직업인으로서의 역량과 사회인으로서의 인성교육을 융합해 설계합니다. 비교과 프로그램(호산 휴머니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지원합니다. 나아가 평생지도교수제를 통해 교수가 평생 멘토로서 학생의 인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저 스스로는 간호과 교수 시절에는 학생과 1대 1 면담 및 가정방문 상담, 집단상담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학생과 소통하려 했습니다. 총장 취임 후에는 인터넷을 통해 매주 월요일에 학생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한 2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2년 동안 매주 편지를 쓰셨다고요.

“총장이 되니 직접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시간이 없어 시작했습니다. 부모의 심정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년 동안 쓴 편지를 묶어 조그만 책으로 만들어 신입생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교수님이 출판한 책이 어림잡아 10여 권은 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거는 많은데 만날 시간은 부족하고 해서 고민 끝에 책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한 내용의 전문서적이라기보다는 늘 갖고 다니면서 틈틈이 지식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이 책읽기를 습관화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다보니 책 가짓수만 늘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박 총장이 출판한 책은 ‘인체의 이해’ ‘심리학 강의’ ‘고전 에스프레소1-논어 명언연구 100선’ ‘고전 에스프레소2-맹자·순자 명언연구 100선’ ‘고전 에스프레소3-붓다의 아름다운 문장’ ‘LETTER 1~4권’ ‘비즈니스 서비스 매너’ ‘스트레칭 레슨’ 등이다. 휴대하기 편하고 실용적인 서적들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현실은 냉혹합니다. 앞으로 닥칠 위기 극복 대책도 중요해 보입니다.

“다 같이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대학은 평생직업교육 특성화전문대학으로 학위과정뿐만아니라 비학위과정 학생들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학위과정 2천명에 비학위과정 8천명입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대구경북권 최고의 평생직업교육 특성화대학으로 평가했습니다.”

▶결국 대학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게 숙제입니다. 호산대 경쟁력을 말씀해 주십시오.

“보건과 복지가 저희 대학의 두 축입니다. 대구경북지역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의료·관광에 대한 지자체의 발전전략에 발맞춰 필요한 인력을 육성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산업체 경력이 풍부한 신입교원 채용, 기존 교원에 대한 재교육, 교육 인프라 집중 투자 등으로 최고의 직업교육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경산시나 경북도 등 지역 자치단체와의 협력적 네트워크도 활발해 보입니다.

“한국산학연협회와 전통시장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학 5개 학과가 참여해 경산공설시장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합니다. 물리치료와 네일 서비스, 바리스타 및 과일 카빙 교육을 진행합니다. 연기과 학생들은 버스킹 공연을 했는데 학생들의 만족도가 더 높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러닝버스를 이용해 찾아가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리실습, 심폐소생술교육, 명절상차리기 등을 교육하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경북도 치매극복선도대학에 지정돼 영천시보건소와 함께 치매예방활동을 전개 중입니다. 인근 국군대구병원에도 입원 군장병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등으로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해외로도 많은 관심을 돌리고 계시죠.

“네.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우리나라 직업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상호 윈-윈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 유학생 53명과 중국 유학생 24명 등 77명이 한국어학당과 학위과정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 학기 30명 정도의 입학수요가 있습니다.”

▶해외취업도 차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5∼2016년 2년 연속 K-Move스쿨사업에 선정됐습니다. 2015년 싱가포르에 6명의 학생이 뷰티·조리분야로 취업했습니다. 2016년에는 5명이 호주에서 셰프로 일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방송연예 해외취업 협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일본은 고용률 99%로 한국의 직업교육 이수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유아교육, 보육, 복지 등에서 일본쪽 해외취업 루트 개척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기 발전 구상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해외가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국내 법령 개정으로 이제는 외국 캠퍼스 추진이 가능해졌습니다. 베트남과 중국 시장조사를 통해 호산대 하노이캠퍼스, 호산대 정저우캠퍼스 설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어학당은 중국에 1개소, 베트남에 3개소를 오픈해 운영 중입니다. 국내 캠퍼스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보건과 복지 두 축으로 개편하고, 비학위과정은 지역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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