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보다 대화로” 공무원들, 마스크 쓰고 미팅

  • 서정혁,황인무
  • |
  • 입력 2018-01-16 07:32  |  수정 2018-01-16 07:32  |  발행일 2018-01-16 제8면
달서구청 미혼남녀 대상 이벤트
“외모보다 대화로” 공무원들, 마스크 쓰고 미팅
15일 대구 달서구청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청에 근무하는 미혼남녀 10명이 ‘마스크 이색 미팅’을 하고 있다. 마스크 미팅은 외모보다 성격, 가치관, 인생관 등 내면을 중심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이색 만남 방법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com

15일 정오 대구 달서구청 2층에 대강당에선 조금은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이른바 ‘마스크 미팅’. 달서구청이 결혼문화 확산을 위해 구청 미혼남녀 공무원을 대상으로 마련한 것이다.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마스크 미팅’은 외모보단 대화를 통해 상대의 성격·가치관 등 내면을 판단하는 이색 만남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행사 취지에 맞게 정해진 룰 없이 자리를 바꿔가며 대화를 나눴다.

미팅 시작 땐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마스크를 쓰고 입장한 10명(남 5·여 5)의 미혼 남녀는 서로 힐끔거리며 볼 뿐 침묵이 흘렀다. 남성 참가자들은 연신 안경을 고쳐 썼다. 여성도 역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본행사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어색한 시간도 잠시, 미팅이 개시되자 서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짧은 시간 최대한 상대와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쉴 새 없이 탐색전(?)을 펼쳤다. 공무원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이들의 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어졌다. 연애관을 비롯해 취미·출산·결혼 등 다양한 대화 소재가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자리를 바꿔가며 자기와 맞는 짝을 찾기에 분주했다. 저마다 진지한 눈빛이었다. 우스갯 얘기에 박장대소도 잇따라 터져나왔다.

미팅에 참가한 현태규씨(38)는 “오늘 미팅을 위해 오랜만에 향수를 뿌렸다”며 “결혼 적령기가 지난 터라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미팅에 임했다”고 말했다. 손희씨(여·25)는 “안하던 화장을 하고 출근을 했다”며 “아무래도 공무원이라는 공통점이 대화를 더 깊고 친근하게 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30분간의 짧은 만남을 마친 이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톡톡 튀고 업그레이드된 맞춤형 만남을 위해 청춘 남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듣고 있다”면서 “젊은층 취향에 맞춘 만남이 결혼문화 확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서구청은 결혼장려 업무 협약을 체결한 16개 민간·공공기관으로도 마스크 미팅을 전파해 나갈 예정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정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