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드라이브 스루

  • 원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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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6   |  발행일 2018-01-16 제31면   |  수정 2018-01-16

차에 탄 채 햄버거·커피·핫도그 등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는 몇년 전만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다. 스타벅스가 2012년 9월 경주 보문로에 1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열어 선보인 지 불과 5년 만에 이 스타일의 매장은 급속도로 늘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말 기준 전체매장 1천80개의 10.8%인 117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전국에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는 240개, 버거킹은 40여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판매 품목도 종전 식품 위주에서 타이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2㎞ 거리까지 사전 주문과 결제를 진행한 뒤 매장에 도착하면 신속하게 주문품을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보다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어 매장 회전율과 운영효율이 좋은 이점이 있다. 하지만 차량이 드나드는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안전 사고 위험에 신경써야 하는 등 단점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게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고객이 운전석에서 내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원하는 식품을 사 갈 수 있으니 어찌 편리하지 않으랴. 그래서인지 이용객이 갈수록 증가, 매장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차에 탄 채로 조문하는 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장례식장이 등장해 화제다. 관혼상제 전문업체인 ‘렉스트 아이’가 전격 도입한 것으로, 조문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방명록 접수 및 분향 등의 조문절차를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문자는 접수대 뒤 큰 창 너머로 빈소 내부를 볼 수 있다. 조문자가 도착하면 빈소의 램프에 불이 들어오고 조문자는 차 안에서 접수대의 태블릿PC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불을 붙이지 않은 전열식 향을 직원에게 건넨다. 상주들은 모니터 화면을 통해 조문자가 향을 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검은 양복이나 검은 넥타이 등 조문 복장을 갖추지 않고도 조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또한 나이가 많은 고령자나 몸이 불편해 다른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사람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편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앞으로 또 어떤 스타일의 드라이브 스루를 창출해낼지 궁금해진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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