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공원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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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6   |  발행일 2018-01-16 제31면   |  수정 2018-01-16
[CEO 칼럼] 공원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다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지난 12월, 차가운 눈꽃바람이 휘날릴 만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구 수성구의 한 곳에서는 아이들의 웃음꽃 온기가 가득했다. 그곳은 완공 당시 수용인원 약 7만명을 자랑한, 2002년 월드컵이 진행되었던 대구스타디움이다. 허허벌판처럼 넓은 이 공간 한편에서 운동선수들이 아닌 200여명의 청소년과 교사들이 모여 활기차게 노는 듯 배우는 듯 무리를 지어 체험활동을 하고 있었다.

대구시, 대구스타디움, 대구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은 2017년 9월부터 꽤 많은, 깊은 모임을 지속해왔다. 지역의 체육시설, 공원 등의 유휴공공자원과 사회적경제기업 간의 연계협력을 통해 공공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역의 변화하는 욕구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모였다. 시민이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체육시설 등 지역의 다양한 공공공간, 그리고 역사·문화가 결합된 공원 등의 공간에서, 늘어나는 청소년들의 진로개발 및 직업탐색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그 결과 ‘미래첨단 스포츠 분야 청소년 진로체험 프로그램: 에듀탐험런’을 설계하고 시범적으로 운영, 매 회차 200명 이상의 청소년 참여를 이끌어냈다. 청소년들은 대구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에듀탐험런’ 프로그램을 통해 넓은 공간의 시설들을 마음껏 이용하고 가상스포츠체험이나 미래기술 체험, 팀스포츠 등 다양한 미래첨단 스포츠 분야의 진로체험을 할 수 있었다. 강의나 단순 견학, 형식적인 체험 수준 이상의 팀단위로 토론하고 협동하고 신체활동을 통한 스포츠 연계 체험교육을 하면서 진로를 이해, 자신의 직업성격유형을 알 수 있었고 스포츠 분야의 새로운 직업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직업성격 영역별 활동도 해보고 영역별 미션도 수행하면서 자가진단을 하고, 진단결과에 따라 자신의 진로디자인을 설계, 전문상담을 받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심공간 혁신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진로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소셜프랜차이즈형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첫걸음이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시작하였지만, 도심 내 다양한 체육시설 및 공원에서 공공자원에 적합한 생태 여가 문화 등 다양한 테마별 진로교육의 콘텐츠를 구축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다행스럽게도 시범운영을 통해 기존 교육과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공공자원을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혁신자원으로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에듀탐험런’은 향후 대구지역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하여 전국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또한 전국의 많은 공원 및 체육시설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대구스타디움과 사회적경제기업의 동행 덕분이다. 대구스타디움의 공간 중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공익목적을 위해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공공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기존의 기술과 역량을 새롭게 조합하여 지역 공공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제고시킬 수 있었다. 협업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 대구시와 중간지원기관의 파트너십도 잘 작동하였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기관들과 원활하게 소통해 교섭력을 가짐으로써 대구스타디움과 사회적경제기업 간의 매개 역할을 한 것이다.

공간은 사람으로 채워졌을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 사람 중심의 경제라 불리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많은 공간을 채움으로써 그 공간과 장소의 아름다움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혁신이 가능하려면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연대의식과 깊이 있는 접근이 필수불가결하다.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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