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부부 농부, 과일 홍콩 수출길 열다

  • 천윤자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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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7   |  발행일 2018-01-17 제14면   |  수정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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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다모아영농조합법인 남두홍(왼쪽)·김동용 공동대표가 올해 농산물 수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제 지역 농산물도 제값 받으려면 국내 시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해외수출로 판로를 개척해야 합니다."

경산 자인면 서부리에서 농자재 판매점 ‘키움상사’를 운영하며 복숭아와 배 농사를 짓고 있는 남두홍(58)·김미숙씨(53) 부부는 지역 농산물 수출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부부의 노력으로 지난해 경산지역에서는 거봉포도와 청포도(샤인마스컷) 2㎏들이 1만6천50상자, 복숭아 1.8㎏들이 1만7천856상자 등을 홍콩으로 직수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곶감 주문도 받아놓은 상태다.

남씨 부부가 지역 농산물의 홍콩수출길을 열게 된 계기는 지난해 우연히 복숭아축제에 참석하면서다. 축제장에서 홍콩으로 홍삼을 수출하고 있던 <주>한인홍 임재화 대표를 만난 남씨는 임 대표로부터 농산물 수출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다.


자인면 서부리 남두홍·김미숙씨
수출정보 수집…판로개척 앞장
작년 포도 등 지역 5억원 매출

40·50대 농업인들과 힘 합쳐
‘다모아 영농조합법인’도 설립
올해 목표 10억으로 늘려잡아
부지 매입…저온저장고 짓기로



아내 김씨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항공으로 농산물을 보내야 하니 포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또 포장에 필요한 자재를 어디서 구입해야 할지 막막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초기 단계의 고충을 털어놨다.

부부는 수출할 농산물의 포장을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얼마 간의 상품을 홍콩으로 보냈고, 그곳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주문이 성사됐고 양도 늘었다. 가격도 지역에서 판매할 때보다 훨씬 비싸게 받았다. 지역 농민의 농산물 포장을 도와 함께 수출길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가 보낸 과일을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홍콩 현지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카톡으로 날아 올 때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힘들었던 점도 사라졌다”는 남씨 부부는 “농사를 잘 지어도 국내에서는 과일값을 종잡을 수 없다. 출하 시기와 날씨에도 민감하다. 그러나 수출은 상품에 대한 신뢰만 얻게 되면 가격 변동이 없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올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많은 10억원으로 잡은 남씨 부부는 김동용·김동하·이종훈씨 등 지역 40~50대 젊은 농업인과 힘을 합쳐 ‘다모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지난해 저온 저장고가 없어 어려움을 겪은 만큼 저온 저장고를 짓기 위한 부지매입도 마쳤다.

남씨와 함께 영농조합법인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용씨(57·자인면 계남리)는 “한국은 포도가 많이 생산되지만 수입도 많다. 우리 농산물도 수출을 해야 농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수출량이 늘면 홍수 출하로 인한 가격폭락을 막을 수 있어 국내 과일값도 안정될 수 있다”며 “농업인도 힘들게 농사 지은 만큼 제값을 받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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