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그리지 않았어요”…서울 갤러리 담서 윤종주 개인전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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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7   |  발행일 2018-01-17 제22면   |  수정 2018-01-17
캔버스에 재료 붓고 기울여 완성
깊이있는 형태·서정적 색감 눈길
“붓으로 그리지 않았어요”…서울 갤러리 담서 윤종주 개인전
윤종주 작
“붓으로 그리지 않았어요”…서울 갤러리 담서 윤종주 개인전

윤종주 작가의 그림은 독특하다. ‘그리지 않는 그림’으로 불린다. 작가는 밑칠을 할 때만 붓을 사용한다. 형태는 재료를 캔버스에 부어서 흘리듯이 만든다. 흘려진 모양이 자연스럽다. 생생히 살아움직이는 유기체를 보는 듯하다.

작가는 2011년부터 ‘그리지 않는 그림’을 작업해오고 있다. 마음에 드는 재료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재료를 끊임없이 실험했다. 반투명한 느낌이 좋아 파라핀을 사용했는데 온도에 너무 민감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미디움이라는 재료를 사용한다.

대구 서구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에는 이젤이 없다. 가로로 기다랗게 만든 받침대만 있다. 작가는 캔버스를 눕혀놓고 작업한다. 작가는 “머릿속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캔버스를 기울인다. 기울기를 통해 레이어(층)가 쌓이면서 깊이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색감은 아련한 느낌을 준다. 따뜻한 정서가 마음속으로 쓱 밀려온다. 레이어가 쌓인 형태와 서정적인 색감이 주는 울림이 크다. 반듯하지 않은 모양이라 더욱 그렇다. 꿈틀대면서 온전한 유기체로 진화하는 듯하다. 부드러운 생명력이 전해진다.

작가는 “화면 구성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처음엔 두 개의 유기체로 시작했다. 서로 대화하고 호흡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지금은 하나의 유기체를 단단하고 온전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따뜻한 온도로 다양한 색채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담백하고 담담한 색감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기도 한다”고 했다. 작가는 유기체 작업을 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고독하지만 강한 존재로 거듭나겠다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작품을 통해 은은히 드러난다.

윤종주 작가의 개인전이 18일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담에서 열린다. 캔버스 작품 13점과 종이 작품 10점이 전시된다. 31일까지. 010-6516-8003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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