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선 4기 취임 11년7개월 만에 퇴임하는 남유진 구미시장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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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0   |  발행일 2018-01-20 제22면   |  수정 2018-01-20
“보수가치 높이기 위해 도지사 출마 결심…도민의 삶 발로 뛰며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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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오는 25일 퇴임하는 남유진 구미시장. <구미시 제공>

‘작은 거인’이라는 애칭을 가진 남유진 구미시장이 오는 25일 퇴임식을 갖는다. 2006년 7월 민선 4기 구미시장에 취임한 지 11년7개월 만이다. 시장 취임 직전 부시장을 포함하면 무려 13년이 된다. 남 시장은 오는 6월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장으로는 최초로 기득권을 버리고 물러난다. 그의 결단은 경북도지사 출마가 예상되는 국회의원들에게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제대로 한판 붙자’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고백한 남 시장. 민선 4~6기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그를 서면 인터뷰했다.

“수돗물 단수·불산사고 오명 벗으려 피나는 노력
경북 최초로 국제안전도시·그린시티 인증 받아
국내외 투자유치 16兆원…지구 12바퀴 날아 다녀
구미産團, 전기차·AI 등 4차산업 구조로 다변화”

“경북 투자유치 100兆원·일자리 50만개 달성 구상
포항-도청2청사, 경주-문화재단, 동해-해양레저
북부-산림자원 개발, 남·서부-공업·물류 위상 강화
대구와 협력, 산업·교육·문화예술 정주환경 조성”


▶구미시장 재임 12년을 되돌아본다면.

“시민의 삶과 행복지수가 조금이라도 상승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동안 끊임없이 고민했다. 내륙 최대 공업도시답게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기대가 넘치고 있다. 상당수 산업시설이 수도권과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미래산업 기반 확충에 최선을 다했다. 2011년 수돗물 단수사태와 2012년 불산사고 영향으로 사고뭉치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눈물이 날 정도로 노력한 결과 경북 최초로 국제안전도시와 그린시티 인증을 받았다. 경북도내 최대 친환경급식 예산 지원과 11년 연속 우수복지 지자체 선정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물은 시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43만 시민과 1천600여 공무원이 믿고 따라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개 숙여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행복했던 구미시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제철학이 ‘일자리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라고 알고 있는데.

“12년간 변함 없는 경제철학이다. ‘투자가 없는 곳에는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신념으로 국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지구 12바퀴(50만㎞)를 날아 다녔다. 그 결과 16조원에 이르는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제조업 일자리 8만개와 1인당 지역총생산 6만5천달러를 달성했다. 전자와 디스플레이 중심이었던 구미산단의 산업구조를 미래 핵심산업인 탄소섬유, 전기차, AI, VR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업종으로 다변화시켰다. 구미는 12년간 경제만 변한 것이 아니다. 시민의 안전, 환경, 복지분야도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구미는 인구 50만시대를 향해 현재 순항하고 있다.”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배경은.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변화로 보수는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우리나라 보수의 중심인 경북의 자존심과 명예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도 보수의 가치를 살리고 경북의 정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야 할 책임있는 정치인들은 따뜻한 아랫목만 찾는 기회주의적 정치행동을 보이고 있다.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자랑스러운 구미에서 태어나 부시장과 시장을 거쳤다. 중앙공직 시절에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 실무 책임을 맡았다. 매년 열리는 추모제에서는 제주(祭主)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대한문 광장에서 보수 궤멸 탄핵을 반대하는 연설자로 나섰고, 정부의 박정희 전 대통령 우표 취소 결정에 맞서 1인시위도 벌였다. 따라서 구미시장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북도민의 뜻을 이어받아 경북의 자존심을 지키고 경북의 혼을 되살릴 책임을 운명적으로 짊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이 부정 당하고, 그분과 함께했던 장엄한 경북의 역사가 부정 당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치솟는다. 보수의 업적과 가치가 무시당하는 억울함에 맞설 생각으로 경북도지사 출마를 결심했다. 기존 정치인은 임무와 역할을 다하지 못해 탄핵까지 당하고 정권을 내준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 보수의 가치를 높이고, 경북의 혼과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주변 사람의 권유도 한몫했다.”

▶침체된 경북경제를 해결할 묘책은 갖고 있나.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규제완화, 지방소멸,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갈수록 힘들어지는 경북은 정치·경제·사회문제를 통틀어 능력, 실적, 비전을 두루 갖춘 새로운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한순간 어려움에 처했던 구미경제의 부흥을 위한 노력과 열정은 경북도내 총투자 유치액의 30%를 구미에서 유치하는 실적으로 이어졌고, 좋은 일자리로 시민 삶의 기대치를 높였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북경제를 살리고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각오로 한강의 기적을 낙동강의 기적으로 만들어 투자 유치 100조원, 좋은 일자리 50만개를 달성하는 새로운 경북을 구상하고 있다. 나는 청송군수, 구미시장 3선 등 두 곳의 단체장을 역임한 유일한 도지사 후보로 경륜, 경험, 학식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경북도지사에 출마할 예정인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하다.

“지난달 26일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당시 제안했듯이 경쟁후보들은 고위공직자 자기검증기술서를 반드시 도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경북도지사 출마 예상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직 사퇴서만 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회의장이 인정하는 국회의원 사퇴 확인서를 반드시 도민에게 확인시켜 줘야 한다. 그래야만 후보자의 기득권 없는 공정한 경선을 치를 수 있다. 나는 도민 앞에 당당하고 현 정부가 외치는 적폐청산에서도 당당한 유일한 후보다.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이라는 말처럼 도민이 먹고살 밥과 반찬은 남유진이 발로 뛰는 경제철학을 통해 확실히 해결하겠다.”

▶경북이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경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투자 없이는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가 없으면 도민의 경제적 문제는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뼈를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경제는 발로 뛰면서 직접 챙기겠다. 구미시장으로서 기업투자 유치에 성공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경북은 항상 하나라는 생각으로 23개 시·군 어느 한 곳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별로 특색있는 발전 계획을 세워 골고루 잘사는 경북을 만들겠다. 포항·경주의 지진피해 보상과 성주 사드 보상문제는 구미시장 재임 때 화장장, 매립장, 소각장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을 찾겠다. 경북도내 초·중학교의 전면 무상급식과 친환경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으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농어업인과 학부모가 동시에 만족하는 협력 모델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은 면적이 넓다. 발전방안도 권역별로 달리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먼저 동부권 발전을 위해 관련 법을 고쳐서라도 동해권 주민을 대변할 경북도청 제2청사를 포항에 건설하고, 문화수도 경북을 이끌 경북문화재단을 경주에 만들겠다. 경북 동해안은 유럽의 니스·모나코에 못지않은 해양레저관광단지로 육성하겠다. 포항에는 최고 수준의 암 전문 대학병원 유치와 포항~구미를 연결하는 광역철도 건설로 경북 발전의 중심 축으로 삼겠다. 또 백두대간 중심의 북부권은 지역특성에 알맞은 산림자원 개발과 국제산림박람회 개최로 경북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 자연과 산업을 접목한 새로운 산업모델 개발로 낙후된 북부지역 발전에 초석을 쌓을 생각이다. 경북도청이 자리잡은 안동과 예천을 중심으로 문화와 행정기능이 복합된 대한민국 문화수도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주력하겠다. 끝으로 구미를 비롯한 남·서부권은 내륙공업중심지·물류중심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해외에서 되돌아오는 기업,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유치해 제조업 중심지로 우뚝설 수 있도록 하겠다. 건물만 있고 사람은 없는 황량한 혁신도시의 아픔을 거울삼아 사람이 모이고 산업이 살아 움직이면서 문화가 꽃피는 신도시로 개발하겠다. 대구시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과 교육,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수준 높은 정주환경을 개발해 경북의 중심지로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 ICT 융복합 첨단기업, 자동차부품 등 남부권의 새로운 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세워 남서부권을 아우르는 기업전략도시로 육성하겠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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