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정부, 4년만에 또 셧다운…불법이민정책 이견에‘파국’

  • 입력 2018-01-22 07:34  |  수정 2018-01-22 07:34  |  발행일 2018-01-22 제14면
취임 1주년 트럼프 정치적 타격
셧다운 막기위한 임시예산안
상원 본회의서 2표차이로 부결
여·야 물밑접촉서‘네탓’공방
국방 등 필수 부분 외 업무정지

미국 연방정부가 결국 20일(현지시각) 자정을 기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맞았다.

미 상원은 19일(현지시각)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처리하지 못한 데 이어 공화·민주당 간 막바지 물밑 협상마저 실패했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3년 10월 이래 4년 3개월 만에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재연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셧다운과 함께 취임 1주년을 맞았고, 정치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셧다운 사태에 따라 연방정부의 업무는 부분적으로 멈추게 됐다.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 분야는 업무가 이뤄지지만, 연방 공무원 보수 지급은 중단된다.

여야 간 합의 실패로 셧다운 사태로까지 치닫게 된 데는 불법이민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에 연계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셧다운 사태에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그들의 무모한 요구를 놓고 합법적인 시민을 인질로 삼고 있으나 우리는 불법적 이민자들의 지위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예정대로 이날 중동으로 떠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 행정부는 자유의 최전선에 서 있는 용감한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셧다운을 피하지 못해 그들(해외 파병군인들)은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게 됐다"고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2월8일까지 기한을 연장하는 새로운 안에 대한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합의로 이끌 준비가 됐을 때 민주당도 준비될 것"이라며 “협상의 개요는 이민과 지출 한도에 관한 것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협상 후 공화당이 수용하도록 압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권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첫날인 20일(현지시각) 여야 간 책임공방을 벌이면서도 주말 사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여야 지도부 간 물밑접촉이 이어진 가운데 하원과 상원은 연이어 본회의를 열어 셧다운 사태 해결을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정작 네 탓 공방 속에 난타전만 오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 본회의에서 “이 어리석음을 끝내고 조속히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고, 라이언 하원 의장도 “우리는 지금 워싱턴에서 미친 짓을 하고 있다.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가세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 회동을 했던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대통령과 만나 군 예산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배정해주고 장벽 문제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고 얘기했다"면서도 전날 대화가 ‘일보 진전, 삼보 후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빗대어 “이 백악관과 협상하는 건 ‘젤로’(물컹거리는 디저트용 젤리)와 협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슈머 원내대표는 뭔가 (협상의) 진전을 이뤄내려면 미국의 대통령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정말 뻔뻔스럽게도 대통령에게 ‘장벽에 필요한 모든 것을 주겠다’고 해놓고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시인한 게 슈머의 협상 방식"이라고 반격했다.

백악관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도 폭스뉴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 속의 슈퍼맨"이라며 “민주당이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대통령과 충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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