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는 법

  • 이효설
  • |
  • 입력 2018-01-22 07:47  |  수정 2018-01-22 09:24  |  발행일 2018-01-22 제17면
“엄마와 요리, 아빠와 옷입기 게임…일상의 모든 일을 놀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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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서 신나게 노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아이들이 가장 함께 놀고 싶은 사람은 누굴까. 바로, 엄마 아빠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몸이 안 따라주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문화센터에 들러 한두 시간 놀도록 풀어놓는 부모들도 적잖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현직 교사의 도움을 받아 참고해 보자.

엄마놀이 우뇌·아빠놀이 좌뇌 발달
아이가 궁금해하고 해보고 싶은 것…
원하는 놀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집 앞 공원을 가더라도 즐겁게 놀아주고
스킨십 늘어나면 가족 관계도 좋아져


Q: 아이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인가요.

A: 부모의 역할을 크게 양육과 훈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육은 아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기르고 보살피는 것입니다. 양육을 할 때 성장 시기별 발달 과업이 있습니다. 그 과업 중 가장 우선적인 것은 아이와 부모의 ‘애착 관계 형성’일 것입니다. 아이의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영향력은 생애 전체에 걸쳐있기 때문입니다. 놀이를 하다 보면 가족 간에 스킨십이 늘어나고 놀이를 통해 엄마, 아빠가 아이 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부모가 제대로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문제행동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또 부모 놀이는 갈등하는 가족 관계를 치유하는 힘이 있으며 아이의 정서지능 발달과 더불어 학습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Q: 엄마, 아빠 특성에 맞춘 놀이 방법은 없나요.

A: 엄마들은 ‘몸으로 놀아 줄 때가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반면 아빠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이와 함께 가만히 앉아 책을 읽어줄 때’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의 몸과 마음도 덜 피곤하면서 아이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로 엄마가 편하게 생각하는 놀이는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불러주고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주는 형태가 많습니다. 이런 엄마 놀이는 아이의 우뇌를 발달시키는 감정적인 놀이입니다.

아빠 놀이는 조금 과격합니다. 아빠와 아이들은 씨름, 레슬링 등 신체를 사용하는 놀이를 주로 하는데 둘만의 축구, 공 던지기, 농구 등 놀이를 하는 중에도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며 심리적으로 잠재된 공격성을 일정한 규칙 안에서 자제하고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렇듯 아빠 놀이는 아이의 불안,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빠 놀이에서 예측하기 힘든 기발한 규칙을 놀이 상황에 자주 도입할수록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이런 놀이방식은 아이의 좌뇌를 발달시킵니다.

Q: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 놀이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놀이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합니다.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야만 하는 놀이를 하면 아이의 흥미는 줄어들기 쉽습니다. 결국 놀이를 즐기지 못하고 그저 따라가는 행위로만 그치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놀이에서는 아이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Q: 엄마는 어떻게 놀아주면 좋을까요.

A: 카봇이나 또봇, 뽀로로 인형도 좋고 레고 블록도 좋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직접 만든 소박한 놀잇감입니다. 아이와 함께 물감이나 색연필로 칠한 간단한 놀이 도구라고 할지라도 아이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최고의 장난감이 됩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무엇인가 하고 있는 순간을 가장 즐겁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와 함께 요리를 만드는 과정과 같이 엄마와 함께 하는 일상의 모든 일이 아이에게는 좋은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이나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놀이 상황으로 전환하면서 엄마와 함께 하는 일들이 유쾌하고 의미 있는 기억으로 각인될 것입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게 됩니다.

Q: 아빠는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요.

A: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와 놀이를 할 때 일정한 시간에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와의 놀이는 실제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이 자연스러운 놀이가 되어야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바쁜 출근 시간이라 하더라도 누가 옷을 더 빨리 입는지 게임을 하거나, 양치를 할 때 거품 더 많이 내기 놀이처럼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를 생각하면 어떨까요? 반드시 주말에 시간을 내어 근사한 놀이 공원을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아빠가 항상 친근한 존재로 각인이 될 것입니다.우리 아이들은 집 앞 공원을 가더라도 아빠가 피곤하지 않고 즐겁게 놀아주는 것을 더 원한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신월초등 여한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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