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식수원의 안정적 확보, 근본 대책 빨리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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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3   |  발행일 2018-01-23 제31면   |  수정 2018-01-23

가뭄으로 대구 수돗물 원수 공급처인 청도 운문댐의 저수율이 1996년 댐 준공 후 최저인 10% 이하로 떨어져 비상 상황이다. 운문댐은 평소 대구 수돗물 공급량의 25%를 담당해 온 주요 상수원이다. 대구의 수돗물은 운문댐물과 낙동강물(66%), 달성군 가창댐물(5%), 팔공산의 공산댐물(3%)에서 충당해 왔다. 그런데 운문댐 저수율이 하락하면서 평소 하루 23만t이던 운문댐 취수량이 지금은 절반 정도인 12만7천t에 그치고 있다. 운문댐물 부족분 10만1천t은 그동안 낙동강의 문산·매곡 정수장에서 보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낙동강 수계에만 의존하는 것도 위험부담이 크고, 앞으로 운문댐 취수마저 불투명해 문제다. 가뭄이 더 지속될 경우 동구와 수성구지역의 제한급수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행히 대구시가 지난해 11월부터 277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금호강에 설치한 비상급수시설이 2월1일 개통한다. 고산정수장에 연결된 이 비상급수시설이 가동되면 금호강물 12만7천t이 매일 고산정수장에서 대구지역으로 공급돼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된다. 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고산정수장에서 비상급수 대책회의를 열고, 개통을 앞둔 금호강 비상급수시설도 점검한다. 지금 대구시는 물관리를 위해 대구시내 54개 배수지에 물을 채우는 훈련을 하고 있으며, 수돗물 아껴쓰기 캠페인도 벌일 방침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일단 2월부터 운문댐 취수 부족분을 금호강물로 대체하고, 수돗물 절약이 이뤄지면 제한급수까지 하는 불편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이 통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결코 아니다. 알다시피 불안정한 대구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취수원 확보 및 이전 문제는 수십 년째 해법을 못 찾고 있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이 대구 수돗물을 안동댐에서 취수하는 방안을 2009년 한나라당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안동댐 인근 지역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낙동강 취수장을 강 상류인 구미 해평지역으로 이전하는 대구시의 해묵은 숙원도 구미쪽 반대로 10년 넘게 하세월이다. 이런 가운데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은 갈수록 심해져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물 부족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을 미리 마련하지 않으면 언제든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하천 하류의 풍부한 물을 상류로 퍼올려 정화해 재방류하는 방식, 하천변 저류지 건설, 댐 제방을 높여 상수원 저장용량을 늘리는 방식, 강변 여과수 개발 등 다양한 대안을 빨리 실행에 옮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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