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예산은 절감, 교육은 과감히 투자…교육도시 구미 도약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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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6 07:51  |  수정 2018-01-26 07:52  |  발행일 2018-01-26 제10면
구미는 교육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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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생학습도시’ 선포 10주년을 맞은 구미시는 평생교육원을 통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시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10주년 기념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공간을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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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지난해 10월 구미시 평생학습도시 선포 10주년 기념 평생학습축제 개막식에서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교육은 곧 미래다’는 구미시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의 슬로건이다. 수준 높은 교육환경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야말로 지방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자 미래를 지향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정했다. 구미시는 회색빛 공업도시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가 확실한 교육도시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 10여 년간 다양한 교육인프라를 구축해 ‘자식을 키우고 공부하기 좋은 도시’로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구미시 교육정책을 들여다봤다.

◆튼실한 교육인프라 구축

구미시는 다른 도시가 부러워할 정도의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교육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최근 10여 년간 쉼없이 노력했다. 2007년 평생교육도시에 이어 2008년 글로벌교육특구로 지정받았다. 이어 <재>구미시장학재단을 설립해 차별화된 교육정책에도 시동을 걸었다. 2009년에는 국제교육도시연합(IAEC)에 가입했다. 2010년까지 시세 총수입의 3% 아래를 밑돌던 교육경비 보조사업비를 지난해 5%까지 증액했다. 그 결과 2006년 7억원에 그쳤던 교육경비 지원예산은 2014년 150억원, 지난해 295억원으로 늘어나 11년 만에 무려 40배까지 키웠다. ‘일반 예산은 최대한 아끼지만, 교육에는 과감히 투자한다’는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확고한 교육신념이 만든 결과물이다.


보조사업비 세수의 2%대→5%
7억→295억원 11년 만에 40배
모든 초등학생 무상급식 실시

장학재단 8년 만에 300억 조성
올해까지 1300명 23억원 혜택

학숙 운영으로 학생 부담 덜어
평생교육원 다양한 강좌 개설
관·학협약으로 학위취득 지원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구미시는 올해 학교급식 지원사업비로 234억8천600만원을 확보해 197개 유치원·초·중·고·특수학교 학생 6만8천여 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한다. 학교급식비 지원사업은 △초·중학생 급식비 지원사업 161억1천만원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사업 53억9천만원 △유치원 급식용 우수 식재료 구입비 지원사업 4억원 △친환경 쌀 구입 차액 지원사업 3억4천만원 △학교급식 후식용 우수농축산물 구입 지원 사업 2억4천만원 △학교 우유급식 지원사업 8억7천만원 △학교급식지원센터 수송차량 지원 4천만원 △학교급식지원센터 지원 9천만원 등이다. 구미시의 초·중학생 급식 지원비는 경북도내에서 최대 규모로, 모든 초등생에게 무상급식이 제공된다. 중학교의 경우 8개 읍·면지역엔 모든 학생에게, 19개 동지역엔 중위소득 80%까지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자녀(3인 이상), 소규모 학교(학생 250명) 중학생에도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현재 구미시는 친환경 농축산물 확대를 위한 학교급식지원센터 2개소를 운영하면서 친환경 농축산물 차액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장학재단 303억원 조성

2008년 설립돼 기금 조성에 들어간 구미시장학재단은 6년 만인 2014년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에는 3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는 310억원에 이른다. 장학재단 설립 8년5개월 만에 300억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한 사례는 규모가 비슷한 타 도시에서는 찾기 힘들다. 개심현성(開心見誠·모든 정성을 다하는 것)의 자세로 미래 인재 육성에 열성을 보인 남 전 시장의 뚝심이 돋보인 부분이다.

2009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구미교육사랑 장학기금 1계좌 갖기 시민운동’은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쌈짓돈으로 7천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재>구미시장학재단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구미지역 출신 고교·대학생 190명에게 총 3억1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재단이사회는 4월 장학금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5월에 전달할 예정이다. 구미시장학재단은 2011~2017년 7년간 이자수익금(20억2천100만원)으로 구미지역 고교·대학생 1천114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오는 5월 190명에게 3억1천만원의 장학금을 추가로 지급하면 장학금 지급액은 23억3천100만원, 수혜 대상은 1천304명으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서울학숙과 향토생활관

구미 27개 읍·면·동에서는 매년 600여 명의 고교 졸업생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으로 학부모들은 등골이 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구미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학 진학 학생을 위해 2014년 3월 60억원을 들여 서울 구미학숙을 개관했다. 부지 608㎡, 연면적 2천487㎡의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은 110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기간은 1년이다. 사용료는 연간 입사비 5만원과 월 사용료 15만원뿐이다. 학숙 생활방에는 침대·책상·옷장·책장·냉장고·인터넷전용회선을 완비했다. 단체식당, 독서실, 체력단련실, 커뮤니티룸, 야외휴게공간 운영으로 학숙생은 호텔 못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3대 1 이상의 높은 입사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미시는 또 대구·경북권 6개 대학에 향토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다. 2006년 경북대를 시작으로 2009년 영남대, 2010년 대구대, 2012년 계명대, 2014년 대구가톨릭대, 올해 경일대와 향토생활관 협약을 맺었다. 대학별로 20~50명을 수용하는 향토생활관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저렴한 비용 때문에 경쟁률이 4대 1을 웃돌고 있다. 한편 서울 구미학숙과 6개대 향토생활관은 내달 7일까지 2018학년도 입사생을 모집하고 있다. 희망자는 읍·면·동사무소와 재단 홈페이지(www.gumigh.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평생교육의 꿈을 이루는 도시

구미는 전국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구미시평생교육원은 매년 300여 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며, 2만5천여 시민이 이곳에서 평생학습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다. 또 연간 380개 강좌에는 3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이곳에서는 양식조리사·의상·생활미용 등 기술전문 과정,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과정, 다이어트댄스·스포츠웰빙댄스·벨리댄스 등 건강 과정, 하모니카·오카리나·색소폰 등 악기 과정, 그리고 다양한 자격증 과정 등을 운영해 수요자의 교육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구미시평생교육원은 2009년 학점은행제 교육훈련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대구사이버대학, 배움사이버평생교육원 등과 관·학 협약을 통해 사이버학점은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미시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할 수 없는 교양 과목과 다양한 전공 과목은 사이버교육으로 학점을 받도록 해 학사학위 취득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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