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의 스타일 스토리] 스웨터 셔츠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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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6   |  발행일 2018-01-26 제40면   |  수정 2018-01-26
‘천의 얼굴’로 다양한 스타일링
겨울이 춥고 길어지면서 자칫 패션에 무신경해질 수 있다. 두툼한 코트나 롱 패딩 하나면 추위와 안녕이다 보니 겨울 내내 이것만 입게 되면 자칫 몸매나 스타일이 무너질 수 있다. 추운 이 계절 아우터 안에, 혹은 겉옷으로도 근사하게 입으면서 따뜻한 보온 기능과 멋을 한 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패션으로 스웨터 셔츠(Sweater Shirt)를 제안한다. 스웨터 셔츠는 평이한 스타일로 비범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핫 아이템이다.


리브 달린 두꺼운 면티를 이르는 용어
‘스웨터’ ‘맨투맨’으로 더 널리 알려져
우리나라선 유독 털실로 짠 옷으로 인식

스포츠웨어서 데일리 패션아이템 정착
청바지와 함께 세대·시대 초월 스펙트럼
퍼코트 등 크로스 믹스 통한 반전 매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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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디 위에 코트로 간단히 스타일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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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여성들에게 폭넓게 사랑받는 스웨터 셔츠.

겨울에 따뜻한 것으로 코트나 패딩만 한 것이 없지만, 넉넉한 핏에 기분 좋게 몸을 감싸주는 스웨터 셔츠가 감성적으로는 매운 추위를 무장해제시키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매년 겨울이면 스웨터 셔츠의 인기가 절로 높아진다.

사실 조금 연배가 있는 사람들에게 스웨터 셔츠는 어린 시절 그리운 추억을 소환하는 아이템이다. 지금처럼 옷이 넘쳐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밤새 떠주셨던 스웨터를 입고 스케이트장을 누볐던 추억 속에, 생머리에 청바지와 걸쳐 입었던 젊은 날의 초상 속에 스웨터 셔츠는 빛나고 있다.

스웨터 셔츠는 스웨터(Sweater), 혹은 맨투맨(Man to Man)이라는 용어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땀 흘리기’ 혹은 ‘땀을 잘 흡수한다’는 의미의 Sweat에서 유래한 Sweater는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털실로 짠 두꺼운 옷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스웨터 셔츠는 리브(Rib, 일명: 시보리)가 달린 두꺼운 면티로 일반 티셔츠와 구분되며, 때때로 스웨터 셔츠에 후드가 달린 후드티도 스웨터 셔츠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한편 스웨터 셔츠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맨투맨은 팀 스포츠에서 디펜스를 하는 대인방어 행위를 칭하는 용어인데, 스웨트나 맨투맨 두 가지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웨어에서 발전해 일반 데일리 패션아이템으로 정착하게 됐다.

원래 스웨터는 운동선수가 보온과 운동 시 땀받이로 입었던 니트 울 스웨터로 시작됐다. 빈번히 세탁해야 하는 운동복은 울 스웨터 소재 특성상 잦은 세탁으로 기장과 품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고, 건조 시간이 길어 매일 입고 매일 빠는 데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한 것이 울 스웨터 셔츠와 유사하지만 실용적인 면직물 풀오버다.

1920년대 말 미국의 의류브랜드 ‘러셀’에서는 심플한 디자인의 스웨터를 출시해 판매했고, 이 옷은 4개 지역 축구팀에 납품됐다. 옷은 단숨에 매진됐고, 축구선수들은 물론 야구선수와 육상선수들에게도 날개 돋친 듯 판매됐으며, 이후 운동선수 사이에선 아주 흔한 패션이 됐다.

곧이어 스웨터 셔츠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의 강자 ‘챔피온’을 통해 유행을 선점했는데 옷 전면에 로고와 글자를 직접 프린트하는 플록가공법과 빨아도 줄지 않는 리버스 위브 방식의 제직법, 세탁 후에도 틀어지지 않는 봉제법을 통해 진보적 스웨터 셔츠와 스웨터 후드를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스웨터 셔츠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유행했다. 한편 스웨터 셔츠가 평범한 아이템에서 패션웨어로 격조 있게 변신을 하게 된 계기는 영화 ‘대탈주’에서 배우 스티브 맥퀸이 가죽 재킷과 함께 스웨터 셔츠를 입고 나오면서부터다. 기존의 평범한 의상이라는 이미지에서 근사한 패션 이미지로 탈바꿈했으며, 이후 1980년대에 패션디자이너들이 런웨이에 적극 애용하며 패션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패션의 캐주얼화와 이지웨어의 급성장으로 값싸면서도 입고 관리하기 편한 쭈리 원단의 스웨터 셔츠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됐다. 이후 스웨터 셔츠는 청바지와 함께 젊음의 상징이자 세대와 시대를 초월한 아이템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몇 년 전부터 스웨터 셔츠는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21세기 버전으로 거듭나 그냥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아무 데나 입는 싸구려 패션이 아니라 세계적 디자이너의 간택을 받은 당당한 패션아이템으로 컬렉션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스웨터 셔츠는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으며, 남녀노소, 지역과 인종을 가리지 않기에 20세기 현대패션에서 청바지, 티셔츠, 셔츠와 더불어 최고의 발명품이라 할 만하다.

보통 스웨터 셔츠는 톡톡한 면으로 만들어지지만, 최근에는 코튼 100%의 기모 원단을 사용하거나 플리스나 네오 플랜, 가죽, 모피 등 다양한 소재의 스웨터 셔츠를 만날 수 있다. 디자인으로는 아무런 장식 없는 오리지널의 심플한 스타일부터 소매나 암홀에 러플을 달거나, 레이스로 로맨틱한 무드를 가미해 러블리하거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까지 선택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 앞서 소개한 여러 스웨터 셔츠에서 현재 가장 핫한 브랜드 ‘배트멍’의 베이직한 크루 네크라인과 손끝까지 덮이는 긴 소매 기장의 스타일까지 무엇을 선택하든 매력적이다.

맨투맨 티셔츠의 기본 코디네이션은 청바지나 면바지 위에 단품으로 쉽게 입는 것이다. 클래식한 방식으로 맨투맨 안에 셔츠나 체크셔츠를 입어도 단정하면서 갖춰 입은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맨투맨 티셔츠의 앞단은 치마나 바지 안으로 슬쩍 넣고 뒤의 단 부분은 빼서 앞뒤 길이감의 변화를 준 후 펌프스나 스니커즈에 삭스를 곁들여서 신어도 굉장히 멋스러워 보인다. 그 외 티셔츠 온 맨투맨 스타일링으로 맨투맨 티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려 안에 입은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배색이 되는 티셔츠의 색이 보이게 입어도 감각적으로 보일 수 있고, 가족 혹은 연인이나 친구와 ‘시밀러 룩(Similar Look)’으로 맞춰 입어도 정서적 유대와 멋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요즘 최고로 멋진 스타일은 스웨터 셔츠나 스웨터 후디를 퍼코트 안에 입는 것으로, 젊고 럭셔리한 감각뿐 아니라 크로스 믹스에서 오는 반전의 상큼한 분위기가 그야말로 최고다. 영남대 의류패션학과 교수


▨참고문헌=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 나무위키 https://namu.wiki/, 두산백과 http://www.doopedia.co.kr/, https://blog.naver.com/mose1023/221157684299, 패션블러그 톡톡,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9691893&memberNo=1972782, https://blog.naver.com/koboeo/30130310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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