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신고하고 피하지 못한 아홉살 어린 생명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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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3   |  발행일 2018-02-03 제8면   |  수정 2018-02-03
봉화읍 김모씨 집 원인모를 불
숨진 어린이 화장실에서 발견
화재 신고하고 피하지 못한 아홉살 어린 생명
지난 1일 봉화군 봉화읍 김모씨 주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영주소방서 제공>

차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월 들어서도 지역에서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어린 생명이 예기치 않은 화마(火魔) 속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숨져간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지난 1일 오후 3시35분쯤 봉화군 봉화읍 김모씨 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김씨의 아홉살배기 남자 아이가 숨졌다. 이 소년은 직접 화재신고를 했으나 미처 화마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날 불은 집을 모두 태우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이 난 주택 화장실에서 김씨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서에 따르면 숨진 김군은 이날 집에 불이 나자 직접 119로 신고했다.

당시 김군의 신고를 접수한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아이가 울면서 불이 났다고 전화가 와 일단 대피하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가 대피할 수 없다고 말해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즉시 출동명령을 내렸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또 “이후 아이와 통화를 계속 이어나가려 했으나, 1분가량 통화 후 불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고 전화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차 12대와 소방관·경찰관 등 250여명을 투입, 진화·수색 작업을 벌여 화장실에서 김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체육관을 가기 위해 외출 채비를 하던 김군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 소식을 접한 주민과 누리꾼들은 “너무 슬픈 소식” “아까운 생명이 한순간의 사고로 사라져 애석하다” “아직 날개도 펼쳐 보지 못한 생명이 너무 안타깝다”며 슬픔을 함께했다.

봉화=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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