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시민정신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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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7   |  발행일 2018-02-07 제29면   |  수정 2018-02-07
[기고] 대구시민정신이 빛났다
한만수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대구의 2·28민주운동기념일이 마침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2016년 2월 국가기념일 지정 범시민추진위원회가 지정 청원운동을 시작한지 2년 만에 맺은 소중한 결실이다. 1960년 경북고와 대구고 등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과 시민들이 독재정권에 항거한 2·28민주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깨운 ‘최초의 자발적 민주운동’이다. 대구시민정신이 빛났고, 지금껏 힘써 주신 우리 250만 대구시민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2·28민주운동이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출발이며 민주주의 번영의 초석이 됐다는 점에서 온 국민이 환영하고 기뻐할 일이다. 그동안 3·15의거와 4·19혁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던 대구의 명예가 회복됐을 뿐 아니라 당시 민주운동의 주역이신 선배들을 뵐 면목이 생겨 더욱 기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민주운동과 관련해 3·15의거기념일, 4·19혁명기념일, 5·18민주화운동기념일, 6·10민주항쟁기념일 등의 국가기념일이 있다. 그중에서 2·28민주운동기념일은 대한민국 건국 후 최초의 민주운동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의미를 가진다.

2·28민주운동기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이제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기를 맞았다. 이와 함께 대구의 역동성과 진취성을 대구시민이 함께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돌이켜보면 대구는 애국과 관련된 정신적 가치를 널리 알린 자랑스러운 곳이다. 1907년 주권회복운동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침략으로 나라가 존립의 위기에 빠졌을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나랏빚 1천840만원을 갚기 위해 빈부귀천·남녀노소·도시농촌·종교와 사상을 뛰어넘어 전 국민이 참여했다.

이 운동은 대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최초의 시민운동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부문화운동이자 여성·학생운동, 언론캠페인운동이었다. 그리고 중국·멕시코·베트남 등 악성외채로 인해 고통 받던 국가의 외채상환운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국채보상운동 정신의 독창성과 우수성은 관련 기록물들이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또 있다. 대구시는 1955년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52명을 모시기 위해 조성한 신암선열공원을 지금까지 관리해왔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정신과 이를 기리고 이어가려는 대구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정신을 인정, 지난해 국립묘지 승격을 결정했다.

이제 자랑스러운 대구의 정신을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며 계승하고, 그 뜻을 세계로 미래로 알려 나가야 한다. 우선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은 물론 대구시민정신의 근간인 국채보상운동 정신과 함께 지역을 넘어 전국화·세계화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가 진정한 혁명과 혁신의 근원지임을 알리고 시민들로 하여금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다양한 현창사업 추진으로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정신이 대한민국 정신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2월21~28일을 ‘대구시민주간’으로 선포했다. 21일은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날이고, 28일은 2·28민주운동기념일이다. 올해는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2·28민주운동기념일의 국가기념일 지정에 따라 정부 주관 행사로 개최하는 한편 대구 정체성 포럼과 국채보상운동 및 2·28민주운동 기념식을 열고 기록물 전시회 등 다양한 대구시민정신 고양사업을 펼친다.

이번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으로 대구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대구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또한 대구시민주간이 대구만의 자랑과 경쟁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역량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한만수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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