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점 이전 약속 어기고 되레 점포수 늘린 코스트코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8-02-14   |  발행일 2018-02-14 제31면   |  수정 2018-02-14

코스트코 대구혁신도시점(혁신점)이 3월 첫째주쯤에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당초 혁신점(동구 신서동)은 북구 산격동에 위치한 대구점 이전에 따라 오픈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구점은 계속 운영될 전망이어서 코스트코 점포수만 늘게 됐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포화상태인 지역 대형마트들의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특히 대구는 물론 경산, 영천 등 인근 지역 골목상권까지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코스트코 혁신점은 다음달 개점 준비에 한창인 모양이다. 지난달 직원 채용을 마쳤고 내부 공사와 물품 진열 등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코스트코가 지역상생에 지극히 소극적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과거에 없던 지역협력 방안을 내놨다. 신규 직원의 50% 이상을 동구 주민으로 뽑고, 지역 농·특산품 납품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같은 협력계획에 대한 지역 소상공인의 반응은 싸늘하다. 생색내기 성격이 강해 실질적으로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스트코가 협력계획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다. 대구에 진출한 다른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지역상생 약속도 빈말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이전 약속을 파기한 코스트코는 더욱 신뢰하기 어렵다.

혁신점 개점으로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구에서만 코스트코 매장이 2개로 늘게 됐다. 현재 울산·부산·대전·인천 등에는 각 1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더구나 지하 3층·지상 3층(연면적 6만5천㎡)으로 지어진 혁신점은 대구점보다 규모가 훨씬 커 주변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대구 동구뿐만 아니라 경산, 영천 등 경북지역 전통시장과 상가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혁신점 개점을 제지하거나 주변 골목상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계 창구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는 1997년 대구에 진출한 이후 지역민을 상대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지만 지역에 대한 기여는 철저히 외면해 왔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지난해 대구시의 지역기여도 평가에서 역내 유통업체 31곳 중 꼴찌를 기록했다. 이처럼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는 외국계 유통업체가 승승장구하면서 지역의 골목상권은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역상생을 내팽개친 대형마트의 탐욕이 법적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관계 당국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