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단일팀, 올림픽 첫 득점…한 골로도 한반도는 환호했다

  • 명민준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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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5   |  발행일 2018-02-15 제13면   |  수정 2018-02-15
■ 女단일팀 日에 4-1로 패배
경기시작 4분 만에 2골 허용
희수 그리핀, 2피리어드에 골
20180215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예선 3차전 남북 단일팀과 일본 경기에서 단일팀의 김세린(앞 오른쪽)과 일본의 토코 하루카가 퍽을 다투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올림픽 사상 첫 승이 걸린 라이벌전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졌다.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 9위 일본에 1-4으로 패했다.

단일팀과 일본은 똑같이 2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격돌했다. 이날 승리로 일본(2승 1패)이 B조 3위, 단일팀(3패)이 B조 4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단일팀은 18일부터 5∼8위 순위결정전 두 경기를 치른다. 일본과 재대결 가능성이 크다. 단일팀의 경기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재대결 시에는 설욕을 노려볼 만하다.

일본은 경기 시작 4분도 안 돼 2골을 몰아치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1피리어드 1분 7초에 도코 하루카가 골문 뒤에서 문전으로 뽑아준 패스를 앞으로 쇄도하던 구보 하나에가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일본은 3분 58초에 오노 쇼코의 두 번째 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4분 이후의 경기는 대등했다. 단일팀은 9분 49초에 박채린의 첫 슈팅을 신호탄으로 폭풍처럼 일본을 몰아치며 단번에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력이 갈수록 살아난 단일팀은 0-2로 뒤진 2피리어드 9분 31초에는 그리핀의 손에서 올림픽 첫 골이 터져 나왔다.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이 보드를 튕겨서 내준 패스를 그리핀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빗맞았지만 방향이 절묘했다. 데굴데굴 굴러간 퍽은 일본 골리 고니시 아카네의 다리 패드 사이를 통과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희수’라는 미들 네임을 물려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한 선수다. 1980년대에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 간 외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정부 고위 관료를 지냈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 재원인 그리핀은 아이스하키가 자신의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며 한국 대표팀에서 뛰기 위해 휴학계를 냈다. 특별귀화 전에도 2015년부터 초청 선수 자격으로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다.

10살 때 아이스하키를 접한 그리핀은 22살에 대학을 졸업한 뒤 뛸 팀이 없어 아이스하키를 그만둔 적이 있다. 그러다 공격수 박은정(캐롤라인 박)을 통해 그리핀의 존재를 알게 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러브콜’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단일팀은 동점을 노리는 동시에 골리 신소정의 선방과 선수들의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다. 하지만 첫 골의 주인공인 그리핀이 페널티로 2분간 빠진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단일팀은 일본의 고이케 시오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단일팀은 경기 막판 골리 신소정까지 빼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폈으나 1분 27초를 남기고 우키타 루이에게 엠프티넷골을 내줬다.

단일팀은 3경기째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일본과 치른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입장권이 동이 났다. 온라인 판매분 입장권이 모두 팔린 가운데,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현장 매표소에서 판매하는 입장권은 약 1시간 만에 매진됐다. 앞서 스위스, 스웨덴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모두 팔렸다. 스위스, 스웨덴전보다 관심이 많이 쏠리는 한일전이라는 점을 고려해 매표소에서는 표를 1인당 2장까지만 팔았다. 입장권은 2만∼6만원이며, 관동하키센터는 6천석 규모다.

강릉에서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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