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음악 ‘아사달과 아사녀’ 대구 이철우 작곡가 인터뷰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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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5 07:54  |  수정 2018-02-15 07:54  |  발행일 2018-02-15 제17면
“외국인 지휘자가 서구적인 감성으로 한국적 정서 아름답게 표현해 좋았다”
20180215
지난 9일 자신의 창작곡 ‘아사달과 아사녀’가 초연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로비에서 창작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곡가 이철우.

대구시향이 지난 9일 제441회 정기연주회에서 대구 작곡가 이철우의 창작 발레음악 ‘아사달과 아사녀’(11분)를 연주했다. 세계 초연이다. 불국사 창건 당시 석가탑 축조와 영지(影池)에 얽힌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한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대구시향 정기연주회에서 초연
“관현악곡으로 발레음악 작곡 사례
대구에서는 없어 개인적으로 의미”


‘사랑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작품은 러시아 우파시(바시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국립극장의 위촉으로 작곡되었고, 오는 5월 러시아 누레예프 국제발레축제 때 발레공연 음악으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초연되는 날 이철우 작곡가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만나봤다.

▶대구시향의 정기연주회에서 초연하게 되었는데 소감은.

“창작곡이 대구시향의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으로 초연된 것은 처음이어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대구 작곡가의 창작품을 초연한다는 의미 부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준 대구시향 단원과 대구시향 사무국의 애정 어린 협조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곡은 어떤 곡인가.

“발레음악으로 쓴 작품이다. 대구에서 관현악곡으로 발레음악이 작곡된 예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 같이 음악이 작곡되고 그 음악에 안무가 더해져 무대가 완성되는 형식이어서, 무용수가 자기 표현을 위해 주문제작하는 음악과는 차이가 있다.”

▶작곡하면서 각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순수음악 작곡과 달리 발레음악을 비롯한 무용음악은 기본적으로 춤을 적용시킬 수 있는 비트가 전제된다. 이 작품도 부분적으로 정해진 비트를 살리면서 음악적 표현을 완성시킨 것이 특징인데, 대표적으로 법고(사찰의 대형 북)의 두 가지 기본 장단과 세마치 장단을 적용해 한국적인 특징을 살렸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 선율인 ‘능개가락’을 주제로 선택했다. 그러면서 꽹과리나 목탁, 법고 등 소리는 클라베스(굵고 둥근 막대기 두 개를 두들겨 연주하는 악기)나 팀파니로 대신하는 등 타악기 선택에 신경을 썼다.”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계기는.

“러시아 우파(Ufa)시의 국립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테너 이동욱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우파시 오페라발레극장의 제안으로 2017년 5월 무대에 올릴 예정으로 작곡한 작품이다. 이 극장은 세계적 남자 무용수인 누레예프(1938~1993)를 기려 지은 극장인데, 지난해 극장의 프로그램 조정이 여의치 않아 내년 누레예프 발레축제 때 초연할 예정이다. 이 곡을 코바체프가 음악으로 먼저 초연하자고 해 이번에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초연을 감상한 소감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지휘자가 초연을 한다는 부분에 매우 관심이 컸고, 악보에 다 기록할 수 없는 한국적 정서 표현을 외국인 지휘자 입장에서 이해하고 연주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결과적으로 서구적 감성으로 아주 아름답게 표현된 한국적 정서가 싫지 않았다.”

글·사진=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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