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청년몰 ‘헛바퀴’ 단기 지원 끝나자 줄폐업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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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07:43  |  수정 2018-02-19 07:43  |  발행일 2018-02-19 제1면
동대구시장 서너곳만 겨우 운영
서남신시장 청년매대 모두 철수
“오픈 급급한 생색내기 정책 전락
자생력 키우는 지속적 지원 필요”

지자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했던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이 헛바퀴를 돌고 있다. 청년인력 신규 고용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야심찬 계획과 달리 점포들이 문을 연 지 2년도 채 안돼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동대구시장 ‘청춘장’은 2015년 당시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총사업비 3억6천700만원을 지원받았다. 그 후 시장 내 빈 점포를 정비하고 2016년 6월 한과·튀김·와플·수제돈가스 등 11개 점포를 개설해 2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휴업신고를 한 점포 1곳과 확장 이전한 ‘청춘정미소’를 제외하고 9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옷수선가게와 이발소 등 서너 곳만이 겨우 불을 밝히고 있다.

같은 해 문을 열었던 서남신시장(달서구 감삼동)의 청년창업 매대도 당시 청년상인 4명이 커피콩빵, 생과일주스, 회오리감자 등 차별화된 품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수한 상태다. 동대구시장 청춘장은 문을 연 지 5개월 만인 2016년 10월 임차료 지원이 끊겼다.

이 같은 청년몰 줄폐업 원인은 청년점포 개장에 급급한 당국의 단기 지원과 매출 급락 때문이다. 자립까지 이어져야 할 사후 지원이 겨우 몇 개월간에 그쳐 사업을 지속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두류종합시장 청년몰 ‘두유청춘’의 김모씨는 “정부의 지원사업 기간에 맞춰 급하게 오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옳지 않다”며 “청년상인들은 당장 눈앞의 생계를 이어가기 급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매출이 떨어지면 다른 길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흥섭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원장은 “기존 상인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야 하고 적극성과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년 상인들이 단기적인 준비로 전통시장에 안착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임차료와 리모델링 지원 정도에 그치는 현재의 지원정책을 자금·교육·기관별로 더욱 다각화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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