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컬링 공동 선두…‘의성 소녀들’의 반란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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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0   |  발행일 2018-02-20 제1면   |  수정 2018-02-20

경북체육회 소속 선수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이 2018 평창올림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컬링 선구자의 노력과 지역 사회의 투자, 선수들의 끈끈한 단합이 그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김경두 부회장 국내 컬링 산파
국제경기장 등 의성 인프라 구축

郡 ‘방과후 활동’으로 적극 장려
저변 확대 등 선수배출 밑거름

친구·자매사이 10년간 한솥밥
숙소 생활하며 조직력 극대화


지금의 경북컬링 인프라는 김경두 대한컬링연맹 부회장에 의해 구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남일보 2017년 5월20일자 22면 보도). 김 부회장은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의 아버지다. 김 부회장은 1990년대 중반쯤 컬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성향에 적합한 스포츠’라고 판단한 김 부회장은 컬링 선진국인 캐나다를 수차례 오가면서 컬링 기술을 비롯해 선수 지도법과 지도자 육성법 등을 차근차근 정립해 나가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경북도, 의성군과 의기투합해 2007년 국내 최초로 4시트 규모의 국제 규격을 갖춘 의성컬링센터를 설립했다.

의성군이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컬링을 장려하면서 학생들이 컬링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컬링 붐이 확산되면서 선수 배출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특히 ‘동계스포츠 동아리 연구학교’로 지정된 의성여고에서 여자대표팀 선수 4명(김영미,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이 배출됐다. 김영미가 방과후 활동으로 컬링을 제일 먼저 시작했고, 동갑내기 친구 김은정이 함께하게 됐다.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도 컬링과 인연을 맺게 됐다. 김경애의 친구 김선영은 김경애의 권유로 입문했다. 고교 시절부터 함께한 자매와 친구는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들은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북컬링센터장 앞 아파트에 숙소를 얻어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박의식 경북체육회 사무처장은 “여자 컬링 대표팀의 선전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만큼 돌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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