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스위스 잡은 男컬링 희망을 쓸었다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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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1   |  발행일 2018-02-21 제16면   |  수정 2018-02-21
7-7 맞선 10엔드서 승리 확정
실낱같은 4강 불씨는 사라져
막내 이기복 등 경기력 향상
세계 강호들과 어깨 나란히
세계 5위 스위스 잡은 男컬링 희망을 쓸었다
20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스위스의 경기. 스위스를 8-7로 꺾은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체육회 컬링팀 선수들로 구성된 남자컬링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를 보이며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김창민 스킵이 이끄는 남자컬링 대표팀은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예선 8차전 스위스전에서 8-7로 승리했다. 세계랭킹 5위인 스위스는 전날 스웨덴을 10-3으로 완파했다. 스웨덴은 스위스에게 패하기 전까지 6연승을 달리며 이번 올림픽에서 독주체제를 굳건히 해왔다. 그런 스웨덴을 격침시킨 만큼 스위스는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상태로 한국 대표팀과 일합을 겨뤘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까지 2승5패로 4강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진 상태였다. 같은 시간 옆레인에서 펼쳐진 캐나다-일본의 경기에서 일본이 캐나다에 승리를 거둘 경우 4강행에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잔칫집 분위기의 스위스에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줬다. 8엔드까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승부를 펼친 한국 대표팀은 7-7로 맞선 10엔드에 마지막 스톤을 하우스 중앙에 놓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현실은 대표팀에게 승리의 기쁨을 누릴 잠시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았다. 옆레인에서 캐나다가 일본을 누르면서 한국 대표팀의 4강행이 완전히 무산시킨 것이다. 스웨덴(7승1패), 스위스, 영국, 캐나다(이상 5승3패)가 5승 이상씩 거둔 가운데 한국은 21일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서 승리해도 4승(현재 3승5패)을 기록, 위 네 팀을 넘을 수가 없다.

비록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남자 대표팀은 예선전 내내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세계무대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세계랭킹은 16위지만 이번 올림픽을 포함해 최근 몇년 동안 세계 상위권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특히 막내 이기복의 선전은 대한민국 컬링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생인 이기복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지는 ‘리드’ 역할을 맡았는데 전체 선수들 가운데 드로(Draw) 성공률이 88%로 덴마크의 올리베르 두폰트(89%)를 바짝 쫓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상승세를 탄 대표팀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한다. 이기복은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고 많이 모르는 특이한 종목인데 많은 관심을 주니 컬링하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다"며 “다른 모든 선수에게 관심을 주면 좋겠다. 또 계속 응원과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는 21일 한·일전이다. 대표팀은 남다른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김창민 스킵은 “한·일전이니 의미가 크다. 여자대표팀의 설욕도 중요한 만큼 일본전을 잘 준비해서 치르겠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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