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김영철 평창서 만날까…靑, 북미접촉 성사엔 선긋기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방한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도 고위급 대표를 파견키로 해 폐막식에 참석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의 만남 여부가 주목된다.

통일부는 22일 “북한이 폐막행사 참석을 위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25일 육로를 통해 방남, 2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한다고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올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간 회동을 주선하다 불발된 상황에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폐막식 파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올림픽 폐회식에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하는 것과 맞물려 개회식 때에 이어서 북미고위급 인사가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기회’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 필요한 여건 중 하나로 해석되는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는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북미 접촉과는 별도로 문 대통령의 북한 대표단 접견이 남북 대화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청와대 차원에서 북미 접촉을 성사시키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과 이방카 선임고문이 모두 문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가 예정돼 있어 차후에 북미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다지는 노력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방카 고문은 23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만찬을 가질 예정이며 25일 폐막식에 참석한 후 26일 돌아간다. 청와대 측은 이방카 선임고문의 방한과 관련,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갖는 등 정상급 의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22일 북한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행사에 파견하겠다고 통보한 데 대해 “천안함 폭침 주범은 감히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여정에게 굽실거리며 3대 세습 독재왕조 정통성까지 떠받들어준 문재인 정권이 이젠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 부위원장을 맞이하겠다고 나섰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감히 김영철을 폐막식에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겠다는 후안무치한 발상을 하게 한 건 그동안 북한 해바라기에다 굴종과 굴욕을 밥 먹듯이 해온 문재인 정권이 불러들인 희대의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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