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승리보다 더 큰 울림 준 마늘소녀들의 팀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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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3   |  발행일 2018-02-23 제23면   |  수정 2018-02-23

의성 마늘소녀들의 기세가 무섭다. ‘도장 격파’ 하듯 연일 세계 랭킹 상위급 국가를 깨면서 대한민국에 컬링 신드롬을 몰고 왔다. 예선 전적 8승1패, 1위의 성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하자 외신들도 일제히 ‘갈릭 걸스(마늘 소녀들)가 올림픽을 사로잡았다. 선수들의 고향 의성도 사랑에 빠졌다’ ‘갈릭 걸스가 강팀을 연파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등으로 찬사를 보냈다. 오늘 일본과의 준결승 등 경기가 남아 있지만 의성 컬링팀의 쾌거는 이미 충분하고 장하고 감격스럽다. 승리의 환호보다 더 큰 감동은 그들이 보여준 거침없는 질주와 협동의 팀 플레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갈 길과 미래 희망을 본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터다.

의성의 딸들이 강팀을 차례로 연파하면서 2002년 월드컵과 같은 감동을 선사해줬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무너지지 않은 팀 플레이는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우리는 마늘소녀들의 흐트러짐 없는 협연과 협동의 하모니를 배워야 한다. 국가적 위기 돌파의 저력은 바로 이러한 통합의 리더십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의성 컬링 낭자군의 이번 활약과 쾌거가 거둔 효과와 교훈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비수도권의 작은 지방정부도, 변방의 작은 학교 출신들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주역임을 만방에 알림으로써 대구·경북민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높여주었다.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한 스포츠인 컬링을 널리 알리고 저변 확대를 예약한 것은 망외의 소득이다.

의성군의 컬링 육성 정책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여자 컬링대표단이 평창의 주역으로 떠오르기까지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 발 앞서 선수를 육성한 지방정부의 숨은 노력은 또다른 주역임에 틀림없다. 주전선수 모두 김씨여서 ‘팀 킴’ 또는 ‘김시스터즈’로 불리게 된 선수들이 인기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10년 넘게 흘린 땀과 열정의 두터움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언니와 동생, 친구가 얼떨결에 팀을 이뤘지만 기족 못지않게 손발을 잘 맞췄기에 의성소녀들의 돌풍은 예고됐고 스타 덤 부상은 준비돼 왔던 것이다. 그들에게 ‘깜짝 스타’란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그들이 보여준 감동과 투지와 협동의 정신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남은 경기 최선과 선전을 바라며 그들이 전해줄 승전보를 기원한다. 마늘의 고장에서 ‘컬링의 메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더하게 된 의성은 컬링 산업 육성에 가일층 박차를 가했으면 한다. 의성 컬링 낭자군의 눈부신 팀플레이는 금빛 질주를 넘어 평창의 감동으로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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